검찰 과거사위, '삼례 나라슈퍼 사건' "수사 미진·부적절"

장기현 / 2019-01-23 11:48:36
"폭행·감금 등 강압적 수사…진술 않은 내용 허위기재"
'중대한 수사미진'에도 당시 검사 책임 묻지 않아
형사공공변호인 및 필수영상녹화 등 제도 권고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미진과 부적절한 사건처리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대검 진상조사팀 교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뉴시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1일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에 관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심의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 사건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살인 사건이다. 사건 직후 경찰은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던 최모(당시 19세)씨, 임모(당시 20세), 강모(당시 19세) 등 3명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이들은 같은해 10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3~6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11월 부산지검은 또 다른 용의자 3명을 진범으로 지목해 전주지검으로 이송했지만, 전주지검은 "피의자들이 자백을 번복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때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검사는 앞서 최모씨 등을 기소한 최모 검사였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모씨가 2015년 "나를 비롯한 3명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양심선언을 하면서, 최모씨 등 3인은 같은해 3월 재심을 청구했다. 이들은 2016년 10월28일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과거사위는 이날 발표한 심의결과에서 "당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범인으로 지목된 3명에 대해 폭행과 협박, 강요 등 가혹행위가 있었고, 이로 인해 허위 자백이 나오게 됐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당시 수사검사가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고 조사했다.

또 과거사위는 진범을 찾기 위한 수사 과정 역시 미진했다고 판단했다. 수사 초기 피해자가 진술한 용의자의 특징과 3명의 특징이 유사한지 확인했어야 함에도 그 같은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3명의 지적 능력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자백의 신빙성 판단을 그르친 중대한 과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부산지검에서 내사를 진행해 진범을 밝힐 기회가 있었음에도 사건이 기존 수사가 진행됐던 전주지검으로 이송됐던 점 또한 부적절했다고 봤다. 다만 이송 배경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는 규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특히 전주지검이 이송된 사건을 최 전 검사에게 다시 배당한 사실이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강조했다. 사건처리의 공정성, 중립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충분함에도 기존 수사검사에게 배당한 것은 종전 수사결과를 그대로 유지해도 무방하다는 미필적 인식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과거사위는 △ 수사단계에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 △ 장애인 조사 과정에 대한 필수적인 영상녹화제도 마련 △ 검사 및 수사기관의 기피·회피 제도 도입 등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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