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음주측정 경찰서 동행 거부해도 음주측정거부죄 성립"

강혜영 / 2018-12-31 11:33:55
"동행 거부한 음주운전자 불법체포했어도 범죄성립과 무관"

음주감지기에서 알코올 농도가 검출된 운전자가 음주측정기가 있는 경찰서로의 동행을 거부했다면 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 대법원 [UPI뉴스 자료사진]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오 모(27)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오씨에 대한 음주감지기 시험결과 음주반응이 나타났으므로 오씨가 그 이후 음주측정기에 의한 측정을 위해 예정돼 있는 경찰의 일련의 요구에 불응했다면 음주측정거부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2심 재판부는 오씨가 경찰의 음주측정요구를 피해 현장을 이탈하려 도주함으로써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고 이후 경찰이 오씨를 붙잡아 둔 행위는 범죄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있는지를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지난 2016년 5월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차량과 시비가 붙어 서로 욕설을 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단속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의 음주감지기 시험에 음주 반응이 나오자 운전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순찰차에 탑승해 지구대로 가던 중 갑자기 집에 가겠다며 하차를 요구했다. 

당시 경찰은 인근 지구대에 연락해 음주측정기를 현장으로 가져오도록 했고, 현장을 이탈하려는 오씨를 가지 못하게 5분 동안 제지했다. 음주측정기가 도착한 후 경찰은 약 10분 간격으로 4회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오씨가 거부하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오씨 측은 "적법한 체포절차를 거치지 않고 음주측정기를 가져오는 5분 동안 붙잡아 둔 것은 불법체포이므로, 이후 불법체포 상태서 이뤄진 음주측정을 거부했더라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오씨에 대한 음주측정 요구는 불법체포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위법하므로 이에 불응했더라도 음주측정거부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오씨가 경찰의 불법체포 전에 이미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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