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 딸, 특혜 있었을 것"
고소장을 분실해 위조했지만 징계 없이 사표가 수리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았던 전직 검사가 2년여 만에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형사1부는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죄로 전직 검사 A(36·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당시 A 검사는 B씨의 고소장을 분실하자 B씨가 앞서 냈던 다른 내용의 고소장을 복사한 뒤 고소장 표지에 편철해 차장검사와 사건과장의 도장을 임의로 찍는 등 공문서를 위조했다. 이어 그는 위조된 고소장을 바탕으로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을 분실하면 고소인에게 사실을 알리고 다시 고소장을 받는 게 원칙이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B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A 검사는 2016년 6월 고소장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당시 부산지검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고소장 분실 경위와 고의성 여부, 위조 이유 등을 조사하지 않고 A씨가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했다. 이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같은해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 검사가 공문서를 위조, 변조했거나 아니면 아예 허위공문서를 만든 것일 수 있음에도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다"면서 특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황철규 부산지검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당시에는 면직 제한에 해당되는 규정은 없다고 봐서 그에 따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같은해 A검사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수사 관할 문제로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 등으로 몇 차례 이첩됐고, 올해 1월 다시 부산지검으로 재이송된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람은 주의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소장을 분실할 수는 있지만, 행여 이런 일이 있더라도 고소인에게 다시 고소장을 받는 게 정상"이라면서 "자기 실수를 덮으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수사를 2년여 동안 하지 않은 이유는 A 검사가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 회장의 딸이기 때문"이라면서 "평검사의 힘으로 사건이 무마되거나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 부장검사나 지검장 등 윗선에서 금융지주사 회장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해당 회장은 국내 최대 로펌의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거대 세력이 힘을 동원해 부패 사실을 은폐하고 통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당시 중징계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해 의원면직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재판 중인 사건이고, 당사자가 다투고 있는 사안이므로 구체적인 부분에 대하여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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