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및 통제 시설 관리자 과실이 더 커”
"다른 여러 가지 원인들은 제쳐두고 연고도 힘도 없는 외국인에게 모두 뒤집어씌우고 구속까지 한 것은 너무 비열하고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습니다"

고양 저유소 화재의 원인으로 밝혀진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 A씨(27)에 대한 구속영장이 반려된 가운데 A씨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오전 9시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과 관련한 청원이 30여 건 올라왔다. A씨에 대한 처벌 및 추방을 주장하는 글도 있지만, 대부분의 청원은 안전관리 책임자의 과실이 더 크기 때문에 A씨를 선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청원인은 "스리랑카인이 풍등을 일부러 기름 탱크로 보낸 것도 아니고, 이러한 경우 스리랑카인에게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이 아니라 안전 및 통제 시설을 올바르게 구축하지 않은 관계자들을 징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돈 벌고 일 하기 위해 들어온 평범한 우리 이웃 노동자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은 개인의 책임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행여 과실의 책임이 있다고 해도 구속은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불이 발생했다. 화재는 인근 건설 현장에 근무하는 스리랑카 근로자 A씨가 호기심에 날린 풍등이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져 불이 붙었고, 이 불이 저유탱크 환기구로 들어가 폭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폭발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저유시설과 휘발유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43억 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났다.
특히 폐쇄회로(CC)TV가 45대나 설치돼 있는데도 이를 전담 관리하는 인력이 없었고 탱크 외부에 화재를 감지할 장치나 불씨가 탱크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줄 장치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9일 중실화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10일 검찰은 “인과 관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까지 해당 내용을 보완해 정오께 다시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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