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바뀐 지침 모른 채 음주운전 '무죄' 선고

장기현 / 2018-12-18 09:29:44
대구지법 "경찰이 음주측정 거부 관련 규정 안지켜 무죄"
경찰청, 해당 지침 이미 지난해 4월 고쳐 시행

법원이 바뀐 음주단속 규정 대신 예전 규정을 적용해 음주측정을 거부한 50대 택시 운전사에게 '무죄'를 선고해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

18일 경북지방경찰청과 대구지법 등에 따르면 개인택시 운전사 A(59)씨는 지난해 11월 경북 칠곡군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현장에 온 경찰관은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약 5분 간격으로 3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A씨는 측정기를 제대로 불지 않아 호흡량 부족으로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 지난 1일 새벽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광진경찰서 경찰관들이 오토바이 음주 운전자를 적발해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경찰은 그가 음주측정을 거부한다고 판단하고 최초 음주측정 요구를 한 뒤 17분가량이 지났을 때 음주측정 거부 현행범으로 체포해 검찰을 거쳐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서 술 냄새가 심하게 나고 몸을 비틀거리거나 횡설수설하는 등 음주운전으로 볼만한 이유가 있는데도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인정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대구지법 형사항소3부(강경호 부장판사)는 당시 현장 경찰관이 '경찰청 교통단속처리지침'을 지키지 않고 단속했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청 교통단속처리지침 가운데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10분 간격으로 3차례 이상 측정거부에 대한 불이익에 대해 알리고 이후에도 측정을 거부한 때(최초 측정 요구로부터 30분경과)에 측정거부로 기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경찰청 교통단속처리지침'의 해당 부분은 이미 지난해 4월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4월11일부터 시행된 경찰청 교통단속처리지침은 '명시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서 경찰관이 음주측정 불응에 따른 불이익을 5분 간격으로 3회 이상 고지(최초 측정요구부터 15분경과)했음에도 계속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음주측정거부자로 처리한다'고 돼 있다.

이에 경찰은 법원이 바뀐 교통단속처리지침을 제대로 알지 못해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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