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범죄 피해자 피해사실 스스로 입증 어려워
"모니터링 등 시스템 확대하고 불법 사이트 이용 어렵게 해야"
지난달 25일 넷플릭스 독자 콘텐츠인 한국 드라마 '킹덤'이 상영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공개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각종 웹하드, P2P, 토렌트 등을 통해 불법 유출됐다. 지난 2017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도 공개와 동시에 스트리밍 과정에서 영화 전체가 불법 유포됐다. 온라인 불법복제물의 경우 대부분 웹하드, P2P, 토렌트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보호원이 시정권고를 한 웹하드 콘텐츠는 총 43만5434건으로 나타났다. 2017년 49만7969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보호원 시정권고를 받은 웹하드 콘텐츠 중 영상이 36만5475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음악이 3만1104건, 게임·만화 등이 3만8855건으로 뒤를 이었다. 영화와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불법 콘텐츠 웹하드 유통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18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를 보면 2017년 온라인 불법복제물의 유통경로는 △토렌트(27.8%) △모바일(21.9%) △웹하드(17.9%) △포털(16.9%) △기타(15.5%) 순으로 나타났다. 보호원이 추산한 토렌트 불법복제물 유통량은 5억2134만 건으로 가장 많았고 모바일 4억1104만 건, 웹하드 3억3523만 건, 포털 3억1680만 건, 기타 3억259만 건으로 나타났다. 총 18억7700만 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합법저작물 시장 침해 규모도 2조5645여억원에 달한다.
토렌트를 비롯한 웹하드 등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대부분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콘텐츠다. 토렌트의 경우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는 동시에 받는 파일를 공개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결국 토렌트는 사용자가 불법 콘텐츠를 내려 받는 것과 동시에 유포자가 되는 셈이다.
웹하드에서는 유통되는 콘텐츠가 '제휴'와 '일반' 두 종류로 나뉜다. 제휴 콘텐츠는 저작권자와 제휴가 돼 콘텐츠 구매 시 저작권자에게 수익의 일부가 지급된다. 값은 VOD와 동일한 수준으로 1000원부터 1만원까지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콘텐츠 같은 경우에는 저작권자와 웹하드 업체가 계약에 따라 7대 3, 6대 4 등으로 나눠 가진다.
반면 일반 콘텐츠는 저작권자와 제휴가 이뤄지지 않은 불법 콘텐츠다. 일반 콘텐츠의 경우 파일 크기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영화 한 편당 대략 몇백원 정도에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만약 제휴 콘텐츠가 일반 콘텐츠로 둔갑해 유통하는 것을 저작권을 가진 영화 제작사나 수입사, 홍보사 등에서 발견하면 해당 웹하드 업체에 신고해서 바로 잡을 수 있다.
온라인 불법복제물 유통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생산 감소로 이어진다. 보호원이 지난해 불법 복제물에 따른 연간 경제적 손실을 추산한 결과 영화 산업의 생산 감소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판 산업은 5775억원, 음악 산업은 5306억원, 게임 산업은 5188억원 규모가 위축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산업의 생산 감소로 보면 총 4조8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생산 감소는 약 4만3000여명의 고용손실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행 저작권법은 유형에 따라 다르나, 일반적으로 저작권 위반 사범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미한 침해는 대부분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침해가 대규모이거나 상습적인 경우 형사처벌이 이뤄진다. 지난 1월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온라인 불법 콘텐츠 처벌 수준은 해외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제연구팀 김혜창 팀장은 "법에 규정된 저작권법 처벌 수준은 해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도 결코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현행 저작권법상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만 형사처벌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저작권 침해 범죄는 기본적으로 저작권자의 고소가 필요한 친고죄다. 또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증명해야 한다. 불법복제사이트 수도 많고, 저작권 침해 고발 시 본인이 해당 게시물의 저작권자인지 불법복제가 맞는지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 피해는 지속적으로 커진다.
김기태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는 "저작권 침해는 입증하기가 어렵고, 입증하더라도 그 사람을 처벌할 정도인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특허의 경우 특허청에서 권리심사를 한 뒤 권리를 주기 때문에 권리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저작권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입증을 해야 돼 법리다툼을 하게 되면 피해자나 가해자나 서로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국내 저작권법에 근거한 단속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어려움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의 단속이 점차 강화되면서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복제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려면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가 콘텐츠의 불법복제 여부를 판단한 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재차 심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때 방심위에서는 불법저작물에 대한 심의가 몇 달에 한 번씩 열려 최장 6개월 정도 걸렸다. 이후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접속차단을 요청해 사이트 접속을 막는다.
이러한 복잡한 절차와 긴 심의기간 탓에 콘텐츠 업계가 피해가 크다는 호소가 줄을 잇자, 국회와 관계부처는 심의 절차를 방심위로 일원화하도록 정리했다. 불법저작물에 대한 심의도 2주에 한 번씩 하기로 했다. 해외 서버의 불법복제물에 대해선 신고접수 이후 모든 단계를 방심위가 일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로 바뀌었다.
아울러 중앙 모니터링 강화와 같은 행정형 조치 시스템을 확대하고,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불법 콘텐츠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지만,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한 관계기관들의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저작권 침해 시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김혜창 팀장은 "온라인 불법 콘텐츠와 공유 사이트 모두를 차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전반적으로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가급적이면 불법 사이트 사용을 어렵게 해 수요를 줄이고 합법 사이트 이용을 유도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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