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는 지금 이 순간도 계속 생기고 있다. 빗물, 지하수가 흘러들면서 하루에 100여t 씩 생겨난다. '깨진 독에 물 붓기'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애초 일본 정부가 예상한 방류 기간은 7.5년이었다. 이게 고무줄처럼 약 30년으로 늘었다. 여기서 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일본 언론이 앞장서 의문을 제기하는 터다. 일본 원자력 정책 관계자는 "사고 원전의 폐로(해체)가 30~40년 만에 끝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닛폰TV 인터뷰)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예 "2051년 폐로 완료라는 목표는 이미 파탄났다"고 단언했다.
안전하기만 하다면야 방류 기간이 무슨 문제겠나. 그런데 과연 안전한가. 윤석열 정권은 과학의 이름으로 안전성을 주장한다. 혈세로 만든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 홍보영상엔 과학자들이 여럿 등장해 "안전하다"고 말한다.
"커피 한 잔, 우유 한 잔, 계란 하나에도 다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길 거란 우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고, 또 "지리적 관점으로는 (한국은) 후쿠시마와 1000킬로미터인데, 해양학적으로는 2만 킬로다. 물이 돌려면 4~5년 걸린다"(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며 안심시킨다.
이들의 말이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틀릴 수도 있다. 이들처럼 안전하다고 외치는 과학자도 있지만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과학자들도 있고, 안전성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하는 과학자는 더 많다.
그러니 과학의 이름으로 안전성을 주장하는 건 성급하고 섣부르다. 사고 원전의 오염수 방류는 일찍이 인류가 겪어본 적 없는 초유의 사태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할 만큼 관련 연구가 돼 있을 리 만무하다. 일본이 내놓는 데이터를 믿기 어렵다는 과학자들도 적잖다. 수십 년 이어질 오염수 방류가 막 시작된 지금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하는 게 진정 과학적 태도가 아닐까.
오염수의 위험성은 마땅히 주시하고, 연구하고, 경계할 대상이지 괴담으로 몰 일이 아니다. 다핵종제거설비, 이른바 '알프스'(ALPS)가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라고 한다. 체내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피폭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는 과학자도 있다.
또 사람만의 일인가. 해양생물에 미칠 영향도 결코 가벼운 문제일 수 없다. 오염수에서 살아가야 할 플랑크톤, 새우, 물고기들은 안전할까. 그들이 안전하지 않다면 결국 사람도 안전할 수 없다. 자연은 먹이사슬로 연결돼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이제라도 정부가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 일본 정부 대변하느라 용쓰지 말고, 국민 불안을 직시하기 바란다. 국민 열 중 여덟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 그럼에도 괴담몰이 할 거라면 2~3년 전을 돌아보기 바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020년 의원 시절 국정감사에서 "삼중수소, 트리튬이 남아 있고 이것은 각종 암을 유발한다고 알고 있다"고 위험성을 주장했다. 주호영 전 국힘 대표 권한대행은 2021년 의원총회에서 "일본 따위에게 오염수 방출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빌미도 우리가 먼제 제공해선 안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게 괴담이라면, 정작 괴담은 누가 먼저 퍼트린 것인가.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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