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해' 정유정, 과외앱 54명 접촉…"안죽이면 분 안풀려" 메모

최재호 기자 / 2023-06-21 16:26:48
검찰, 기소하며 범행동기 밝혀…불우한 성장환경에 사이코패스 성격
억눌린 분노 표출 대상으로 '혼자 사는 여성' 물색…독거실에서 수감
지난달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1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기소하면서 범행 동기를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와 '사이코패스적 성격'을 꼽았다. 과외 앱을 통해 54명을 접촉하며 최종 범행대상을 선택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 정유정이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및 절도 혐의로 정유정을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범행 발생 26일 만이다. 

정유정은 검거 초기에 진범이 따로 있다거나 피해자와 다툼으로 인해 '우발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검·경의 수사 끝에 '계획 살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계획살인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으로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유정은 한살 때 엄마가 곁을 떠났고, 여섯살 때는 아버지에게도 버림받아 기초생활수급자인 할아버지 보호 속에 어렵게 성장했다. 여기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채 공무원 시험 불합격, 구직 실패 등을 잇달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환경에다 사이코패스적 성격이 어우러지면서 끔찍한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등의 살인을 암시하는 자필 메모가 발견됐고, 온라인으로 '살인 방법' '사체 유기' 키워드를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검 심리분석관이 분석한 결과,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경찰이 조사한 28점보다는 낮은 26.3으로 조사됐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태로 평가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50분께 부산 금정구 소재 A 씨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유정과 피해자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정유정은 자신의 중학생 자녀의 영어 과외를 해줄 교사를 찾는다며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피해자 A 씨에 접근했다. 범행 당일에는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본인이 중학생인 척하며 A 씨의 집을 찾아가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정유정은 자신의 옷에 피가 묻자 피해자의 옷을 입고서 택시를 타고 양산시내 한 공원에 사체를 유기하다가 택시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정유정은 과외 앱으로 과외 강사 54명과 접촉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혼자 거주하는 A 씨가 결국 범행 대상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생면부지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준 사안"이라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유정은 부산구치소 여성수용소에 있는 독거실에서 수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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