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위대한 기업인 등에 관한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안'과 함께 250억 원의 예산을 시의회에 제출한 가운데 시의회가 7일부터 정례회를 열어 이를 다룰 예정이어서, 장외 논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울주군 언양읍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지에 최소 2명 이상 기업인의 대형 흉상을 건립키로 하고, 관련 조례안과 함께 250억 원의 예산 반영을 시의회에 요청했다.
조례 제정 등 절차를 거쳐 2024년 8월까지 기업인 조형물을 제작·설치할 방침인데, 조각 인물로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된다.
울산시가 미리 발표한 안에 따르면 흉상 높이만 30∼40m에 달한다. 설치 부지가 구릉지인 데다 흉상 아래에 설치될 기단까지 고려하면 국도 24호선, 울산고속도로 울산 관문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거대한 조형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이러한 기업인 흉상이 미국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 조각으로 유명한 러시모어산 국립공원의 '큰바위얼굴' 조각상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울산시의 방침이 지난달 30일 알려지자, 지역 야권 전체와 시민단체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제2차 추경예산 284억 원 중 전체에 88% 이상이 흉상 건립을 위한 예산"이라며 "원포인트 추경이라고 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시민들의 의견은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민연대도 성명을 내고 "거대한 흉상을 시민 세금으로 조성하면 친기업 도시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기업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이익단체에서마저도 어리둥절해 할 만한 일차원적 일을 추진해 울산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두겸 시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술도시는 예술인을, 공업도시는 기업인을 예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울산 관문에 기업인 흉상을 세우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고, 기업인들에게도 울산을 각인시켜 투자 유치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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