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론 투기 조장해 '미친집값', '빌라왕 전세사기' 야기
윤 정부, 부동산 경착륙 막는다며 투기조장정책 되살려
'지대추구' 막아야 공정한 풍요 누린다더니 투기 부추기나 난방비가 난리다. 아파트 관리비가 거의 두 배로 뛰었다.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다. 서민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주거비에 비할까. 생활물가가 제아무리 치솟아도 주거비 부담에 비할 바 못된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이 땅의 서민들은 '미친집값'의 공포 속에 살았고,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도 그 부담은 가혹하다.
한국 만이냐, 전세계적 현상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런 물타기로 정부 책임을 면피할 수는 없다. 제로금리에 고삐 풀린 돈들이 자산시장으로 흘러들 때 문재인 정부는 뭘 했던가. 제어하기는커녕 부추기지 않았나.
"사는 집 말고 파시라"더니, 실제로는 투기를 부추긴 게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진실이다. 임대사업자(다주택자)에게 온갖 혜택을 몰아준 것이 발단이었다. 집부자들에게 재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에 걸친 엄청난 세제 특혜를 안겼다.
세제만인가. 실수요자 대출은 조이면서도 임대사업자(다주택자)에게는 확 늘려줬다.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세금 깎아줘, 대출 늘려줘, 한마디로 주택투기에 꽃길을 깔아준 것이다.
그 결과가 '미친집값', '영끌', 그리고 서민들 피 빨아먹는 '빌라왕'의 탄생이었다. 임대사업자 특혜가 없었다면 수백채 빌라왕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고, 서민들 피눈물 쏟는 전세사기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쁜 정책은 이처럼 대량살상무기와 다르지 않다. "집값 반드시 잡겠다"던 문재인 정권에서 최악의 주택 투기가 벌어진 건 우연이 아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당시 "이 말도 안되는 투기조장 정책(주택임대사업자 등록제)을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처넣을 것을 기대했으나 놀랍게도 이를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혜를 한층 더 늘리는 역주행을 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실패의 교훈은 분명하다. 임대사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임대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는 것은 환상이었다. 정반대로 투기천국, 주거지옥이 펼쳐졌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역주행이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경착륙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투기의 빗장을 다시 풀어버렸다. 1주택자, 일시적 2주택자에게만 적용하면 될 종부세 완화를 확대해 종부세 전체를 무력화하고, 실패가 검증된 임대사업자 특혜를 되살렸다.
윤 대통령은 연초 정부정책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지대추구 행위를 막아야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공정하게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기조장정책을 되살리나. '지대추구'(rent seeking)란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땅에서 최악의 지대추구 행위가 바로 부동산 투기다.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