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본 적 없는 '소통의 일상화'다. 신선하기는 한데, "저러다 사고 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한둘 아니다. 너무 멀리 봤다. 우려는 이미 현실이다. 사고는 터지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언어는 대국민 메시지다. 정책 이정표다. 국정철학이 거기에 담긴다. 당선전과는 달라야 한다. 그러나 별반 차이가 없다. 깊이를 느낄 수 없는, 가벼운 언행이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의 언어로 받아들이기엔 숙고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윤 대통령이 즐겨 쓰는 "법치"란 말부터 수상하기 짝이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앞 자칭 보수단체의 욕설시위를 "법에 따라서"라는 한마디 말로 정리해버렸다.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이니까"라면서 "법대로"를 외쳤다. 대통령이 무도한 시위세력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다.
이런게 대통령의 언어일 수는 없다. 대통령이라면서 헌법 가치가 짓밟히는 현장을 목도하고도 그렇게 가볍게 "법대로"를 외칠 수는 없는 일이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제17조)고 규정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도, 평산마을 주민들도 모두 사생활의 자유를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다.
검찰 독식인사에 대한 비판에도 윤 대통령은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나"라는 말로 반박했다. "미국 같은 선진국일수록 거번먼트 어토니(정부측 법률대리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면서 검찰 독식인사를 '법치'로 포장한 거다.
이쯤 되면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법치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사들이 권부 요직을 독차지하는 게 법치라는 말일까. 그래서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으로 징계받았던 이시원 전 부장검사를 보란듯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한 것인가. '법치'를 훼손한 검사를 중용하면서 "이런 게 법치"라고 외치는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과거 전례에 비춰 이십몇년을 수감생활하게 하는 건 안맞지 않느냐"고 했다. 사실상 사면을 시사한 건데, 이유가 옹색하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사면은 사법부의 심판을 '없던 일'로 돌리는 일이다.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특권이다. 그런 만큼 원칙과 명분이 뚜렷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법치주의만 훼손할 뿐이다.
법치주의란 '법에 의한 지배'를 말한다.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거나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할 때에는 반드시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로써 해야 한다는 말이다.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법치는 좀 다른 것 같다. 분명한 건, '검찰공화국'이 '법치'를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같은 식구는 봐주고 표적·편파·엉터리 수사를 벌여 법정으로 끌고 가는 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던게 대한민국 검찰이었다.
그런 검찰권력이 팽창하면서 거꾸로 '법치'가 물구나무설까 두렵다. 그런 세상에선 힘없는 국민만 고통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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