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고 지는 것이야 자연의 순환일 뿐이다. 그러나 올해 벚꽃은 다르다. 3년만의 개방이라서가 아니다. 벚꽃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바로잡는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왕벚프로젝트2050'이다. 2050년까지 거리의 벚꽃을 우리꽃 왕벚꽃으로 바꿔나가자는 시민운동이다. 지난달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대장정'을 시작했다.
한국인에게 벚꽃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문화이고, 역사다. 거리의 벚꽃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심겼다. 단지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조선을 강탈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방방곡곡 꽂혔다.
그렇게 심긴, 그 많던 벚꽃이 일제 패망 후 자취를 감췄다. 거리의 벚나무가 베어져 나갔다. 조선 대중의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부활했다. 1960년대 들어서다. 영향력 있는 일본인, 일본 기업과 단체가 재일교포와 함께 대거 묘목 기증에 나섰다. 모두 일본에서 건너온, 일본산이다. 진해의 벚꽃이 부활했고, 국회 벚꽃길도 그렇게 조성됐다.
'미래를 위한 친선인가, 식민지배의 향수인가.' 왕벚프로젝트2050은 창립선언서에서 벚꽃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벚꽃에 쌓인 역사의 먼지, 우리꽃 왕벚꽃으로 털어내자"고 앞장선 이유다. 왕벚꽃의 원산지는 제주, 해남이다.
대장정의 첫발은 4월4일 오전8시 여의도 국회에서 뗀다. 국회 안팎 심긴 벚나무들을 정밀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눈부신 자태를 오염시킨 역사의 먼지를 털어내는 일, 추악한 인간사에 포획된 벚꽃을 놓아주는 일이다.
압축하면 '100년 벚꽃 역사 청산'이다. 대장정이 시작됐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창립선언서
<벚꽃에 쌓인 역사의 먼지, 우리꽃 왕벚꽃으로 털어내자>
벚꽃은 특별하다.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문화이고, 역사다. 한국인에게 벚꽃은 그런 꽃이다. 한국의 봄은 벚꽃 세상이다. 벚꽃 만발한 국토는 눈부시다. 대한민국 시민들은 그 아래서 봄을 만끽한다. 축제를 즐긴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이 있다. 벚꽃엔 역사의 먼지가 쌓여 있다. 한국의 벚꽃은 일제강점기에 심겼다. 단지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조선을 강탈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방방곡곡 꽂혔다.
일본 군사정권은 벚꽃을 그렇게 악용했다. 식민지 영토에 심어 일본제국령을 알렸다.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천황을 위해 사쿠라꽃잎처럼 지라"며 젊은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일제 패망 후 그 많던 벚꽃이 자취를 감췄다. 거리의 벚나무가 베어져 나갔다. 조선 대중의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부활했다. 1960년대 들어서다.
영향력 있는 일본인, 일본 기업과 단체가 재일교포와 함께 대거 묘목 기증에 나섰다. 묘목은 배로, 비행기로 대한해협을 건너왔다. 진해의 벚꽃이 부활했고, 국회 벚꽃길도 그렇게 조성됐다.
미래를 위한 친선인가, 식민지배의 향수인가. 수상하게도 묘목 기증이 시작되던 1960년대는 일본에서 신우익의 등장과 함께 과거 회귀 움직임이 가속화하던 시기다.
벚꽃은 죄가 없다. 오직 벚꽃에 투영된 인간사 부조리가 문제일 따름이다. 일본은 여전히 벚꽃을 추악한 과거사에 묶어두고 있다. 위안부 추모비 철거를 요구하면서 벚나무 기증을 조건으로 제시한다. 벚꽃으로 반인륜 범죄를 덮으려는 꼴이다.
저들이 반성하고, 바로잡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이제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인 스스로 추악한 인간사에 포획된 벚꽃을 놓아주어야 한다. 그 눈부신 자태를 오염시킨 역사의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벚꽃이 일본의 나라꽃이라고 하지만 애초 벚꽃에 국적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벚꽃은 북반구 아열대·온대지방에 분포하는 자연일 뿐이다. 종류도 200가지가 넘는다.
우리 땅에도 벚꽃은 있다. 왕벚꽃의 원산지가 제주, 해남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방방곡곡 심긴 벚꽃을 하나하나 우리꽃 왕벚꽃으로 바꿔나가자. 역사의 먼지를 털어내고 당당하게 우리꽃을 즐기자.
왕벚꽃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일. 벚꽃을 해방시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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