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지지율 5.6% 허경영은 왜 여론조사에서 빼나"…고독한 '허의 전쟁'

류순열 기자 / 2022-01-28 16:25:01
허경영 "나만 왜 빼나. 이런 불공정 선거가 어딨나"
정체 모호하지만 '허경영 현상'은 이유 있는 실체
민주주의는 다름 인정하는 것…'극단' 아닌한 포용해야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는 요즘 잔뜩 화가 나 있다. 여론조사에도, 방송토론에서도 철저히 배제되는 데 대한 불만 토로이자, 피해 호소다.

연일 "이런 불공정 선거가 어딨냐"고, "언론이 민주주의를 죽이고 있다"고 성토한다. "오죽하면 (지지자가) 차에 휘발유를 부어서 중앙선관위에 뛰어들어가겠냐"고 반문한다.

28일 오전 서부지방법원 '공중파 3사 4자토론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변론에 참석하면서도 한바탕 사자후를 토했다. "언론 여론조사에서 0.3%인 김동연은 계속 넣어주고 5.6% 허경영은 계속 빠져요. 이거 이상한 거 아닙니까?"

듣고 보니 이상하기는 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왜 유독 허경영만 빼는 것인가. 대선정국에서 '허경영 현상'은 신기루가 아니다. 실체가 있다. 열광하는 이들이 있고,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26일 발표된 여론조사(뉴스핌 의뢰 코리아정보리서치 23일 조사)에서 허 후보 지지율이 5.6%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3.1%)보다 높다.

그럼에도 허경영은 왜 배제하는 건지, 한 여론조사기관 대표에게 물었다. "제2의 신천지 아닌가요?", "세상이 워낙 힘드니 극단에 빠지는, 그런 거 아닐까요?" 허경영을 정상적인 대선 후보로, 심지어 정치인으로도 볼 수 없다는 뉘앙스였다.

합리적 이유가 아니었다. 이런 이유라면 '해결난망'이다. 허 후보의 화만 더 돋울 뿐이다.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자의적 판단으로 허 후보를 배제했다는 실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허경영의 정체가 모호한 건 사실이다. 정치인인지, 종교인인지 알 수 없다. 보수인지 진보인지도 헷갈린다. 코로나 생계지원금 1억, 국민배당금 월 150만 원, 결혼하면 3억. 주요 공약을 보면 너무 담대해 오히려 황당하다.

그렇다고 이런 특징이 기회박탈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더욱이 그런 선입견에 대한 허 후보의 답변은 거침없고, 명쾌하기까지 하다. "좌도 우도, 보수도 진보도 아닌 정치 메시아"(UPI뉴스 1월26일 인터뷰)라고 자신을 규정한다. 기실 기준도 뚜렷하지 않은, 이 땅의 좌우, 보수진보 논쟁은 얼마나 허망하던가.

'정치 메시아'란 규정도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허 후보는 30여 년 전 대선(1987년) 때 이미 '출산수당'을 약속했다. 당시엔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공약이었지만 30년 앞을 내다본 선견지명이었다. 출산수당은 지금 현실이다.

'과도한 퍼주기'란 비판에도 "내 공약은 복지가 아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주주인 국민에게 마땅히 줘야 하는 배당이며 투자"라며 복지 개념을 뒤집어엎는다.

실현 가능성이 문제인데, 이에 대해서도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은 것"이라는 특유의 레토릭으로 받아친다. 양극화 세상에서 절망에 빠진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허경영표 경구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극단주의, 근본주의가 아닌한 포용함이 마땅하다. 허경영은 이상주의자인지 몰라도 극단주의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허 후보를 배제해도 되는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기회는 주는 것이 공정하지 않은가. 선택은 '주주'인 국민의 몫이다.

▲ 류순열 편집국장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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