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에 'OS 갑질'한 구글에 2074억원 과징금

김혜란 / 2021-09-14 13:49:05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2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운영체제(OS)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고 신규기기의 개발까지 막으면서 시장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2074억 원(잠정)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글이 삼성전자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구글 자체OS)의 경쟁OS를 이용하지 못하게 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074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핵심은 구글이 기기 제조사들과 맺은 파편화금지계약(AFA)이다. AFA는 휴대폰 제조사가 자사 제품에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려면 '안드로이드 포크(fork)'를 개발·사용할 수 없도록 한 조약이다.

이때 포크 운영체제란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변형해서 만든 다른 운영체제를 뜻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시계용 포크 OS를 개발해 2013년 8월 스마트 시계인 '갤럭시 기어1'을 출시했지만 구글이 AFA 위반이라고 위협한 것이 '구글 갑질'의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삼성전자는 앱 생태계가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았던 타이젠 OS로 변경해야만 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기기제조사는 다른 기기 분야에서 포크 기기를 단 1대라도 출시하게 되면, AFA에 위반되어 플레이스토어 및 사전접근권을 박탈당하게 됐다.

구글은 이 과정에서 제조사가 기기 출시 전 호환성 테스트(CTS)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구글에게 보고해 승인 받도록 하는 등 AFA 위반 여부를 철저히 검증·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미국의 가전제품 제조사 델(Dell)이 경쟁 OS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를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한 구글은 "출시 즉시 모든 기기에 대한 플레이 스토어 라이선스를 해지하겠다"고 위협했다.

공정위의 이번 시정조치는 전세계 경쟁당국 중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안드로이드 기기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의 국내외 판매량을 모두 포괄하기 때문이다. 단 해외 제조사의 경우 한국에 유통하는 제품에만 이 명령 내용을 적용받는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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