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대기실 노동자 '과실치사' 피의자로 몰려
檢 "유족과 합의하라"…대한항공, 유족 찾기 나서
대한항공이 2년 전 인천공항에서 자해소동 끝에 사망한 말레이시아인의 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다. 당시 사망 사건으로 인해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직원들이 억울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하자 합의를 통해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항공이 사망한 외국인의 유족을 찾아 나선 것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한 말레이시아인 가족을 찾는 데에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대한항공이 이 같이 나선 구체적인 사연을 알려면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9월 28일 한 말레이시아인 남성은 인천공항에서 자해소동을 벌이다 끝내 숨을 거뒀다.
원래 이 남성은 이날 대한항공을 이용,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비행기에 오르지 않고 돌연 인천공항 3층 벤치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공항 직원은 물론 경찰과 국정원, 법무부 직원들까지 나서 말렸지만, 4시간 넘도록 거친 행동을 계속했다.
그러자 경찰은 그를 진정시키는 일을 공항 송환대기실 직원 3명에게 맡겼다.
송환대기실은 입국을 거부당한 외국인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머무는 임시 공간이다. 이곳의 운영은 대한항공 등 항공사가 연합해 만든 '항공사운영협의회'(AOC)가 맡고있다. 다만 실질적 관리는 하청업체가 맡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찰 등 공무원도 못 말린 난동행위를 하청업체 직원들이 떠안은 것이다.
이들 직원들은 모두 비정규직으로 당일은 휴무였다. 그럼에도 갑작스런 요청을 받고 공항에 나와야했다.
이들은 그를 공항 인근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호텔로 안내했다. 그는 호텔에 도착한 뒤에도 거칠게 굴었다. 심지어 불쑥 달려나가 시계를 깨뜨리고 벽에 부딪히기를 반복했다.
송환대기실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깨진 유리파편에 찔려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결말은 좋지 못했다. 그는 호흡곤란을 겪었고 송환대기실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더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경찰은 그가 사망하자 사건의 책임을 송환대기실 직원에게 떠넘겼다. 그리고 직원들을 과실치사 피의자라며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혐의 적용이 난감한 탓에 1년여 사건을 미뤄왔다. 그러다 최근 "사망한 말레이시아인의 유족들과 합의를 하라"고 했다. 이로인해 대한항공은 유족 찾기에 나섰다.
송환대기실 직원들은 "숨진 말레이시아인이 호텔에서 격렬하게 자해를 시도했던 탓에, 손을 잠시 묶은 적은 있지만 이는 혹시 모를 죽음을 막으려던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찰 등이 이를 마치 '호텔에 감금 후 포박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식으로 의심해 검찰까지 가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직원은 UPI뉴스에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출국이 힘들어 유족을 찾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라며 "외교부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직원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대한항공이 나섰다. 대한항공은 AOC를 대표하는 업체인데다, 숨진 남성이 타려던 항공기도 대한항공이었다. 또 그가 마지막 날 묵었던 곳도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환승호텔이었기 때문이다.
KPI뉴스 / 주현웅 기자 chesco1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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