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멧 제공 업체 2곳 뉴런·알파카…"한국 시장 기만 행위"
국내서 헬멧 착용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인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들이 해외서는 버젓이 헬멧을 제공하며 사업을 하는 것으로 드러나 '안전 역차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라임코리아·머케인메이트·스윙·윈드·하이킥 등 5개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8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헬멧 미착용 시 단속을 통해 범칙금을 부과하는 정책에 대해 단속의 범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헬멧 착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지난 5월 13일부터 시행되면서 전동킥보드 이용률이 30~50%가량 감소했다며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날 성명을 발표한 일부 업체는 안전모 착용 등이 의무화 된 나라에서 헬멧이 장착된 기기들을 제공하며 관련법을 준수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빔과 라임은 호주에서 헬멧이 장착된 전동킥보드를 공급하고 있다. 안전 규제가 엄격한 호주는 한국처럼 전동킥보드를 탈 때 헬멧 착용이 의무화 돼있다.
헬멧 착용에 대한 회사의 기본적인 입장은 한국에 와서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윈드는 지난해 9월 프랑스 보르도에서 헬멧이 장착된 전동킥보드를 출시, 유럽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당시 윈드는 "유럽 내 헬멧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안전모 착용 등이 중요하다"며 헬멧 도입 취지를 밝혔다.
라임 역시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이용자의 부상을 줄이는 데 헬멧의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많다"며 "이용자의 안전과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헬멧을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반면 이날 윈드와 라임을 포함한 5개사는 "범칙금 부과는 공유 전동킥보드의 사용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어서 올바른 사용 문화를 말살시킬 수 있다"며 헬멧 착용은 규제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공유 킥보드 업체 중 뉴런과 알파카, 두 곳만 헬멧이 장착된 전동킥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뉴런은 지난 5월 13일 이후 강남과 안산 지역의 전동킥보드의 이용량은 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40 ~ 60% 정도 증가하는 트렌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뉴런은 "개정 도로교통법을 적극 지지하며, 뉴런의 이용자들이 가장 안전하게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버젓이 헬멧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고 하는 건 국내 시장에 대한 기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도로교통법 개정 이전부터 헬멧 착용 의무가 6개월 이상 논의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헬멧을 도입할 계획이 없을 뿐 아니라 정책에 반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이날 5개사는 사용자가 자전거도로에서 주행할 경우에는 헬멧 착용 단속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도로교통법 및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유 전동킥보드는 자전거와 유사한 형태로 취급받아야 한다"며 "공유 전동킥보드만 헬멧 미착용 시 단속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공평한 행정 처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대신 도로교통법에 명시된 최고 속도를 시속 25km에서 20km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또 지역에 따라 유동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사용자가 시속 15km 이하의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기술적인 방법 및 교육을 통해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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