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도로를 달리는 시판용 레벨3 자율주행차는 없다고 봐도 무방 최근 도로 주행하던 테슬라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현재 세계 주요국의 도로를 달리는 시판용 자율주행 차량은 존재하지 않는데, 자율주행에 대한 오해 때문에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테슬라 모델S 화재 사고가 났다. 당시 차량 탑승자들은 앞쪽 동승자석과 뒤쪽 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이 빠른 속도로 커브를 돌다 나무와 부딪히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가 발견된 위치에 대해 경찰은 "운전자 없이도 주행할 수 있는지 시험한 거 같다"고 언급해 조향, 가속 등을 돕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사고의 원인으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국내외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사고를 '자율주행 오작동 추정 사고' '자율주행 믿었는데 사고' 등의 내용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서술이다.
흔히 '자율주행기술'로 오인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나 이와 비슷한 풀셀프드라이빙(FSD·Full Self Driving) 기능은 운전석에 사람이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찰의 추정대로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데도 해당 기능이 작동했는지는 추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제 기준에 따르면 오토파일럿과 FSD는 여전히 '사람이 주행하는 상태'인 레벨2로, 주행보조장치로 분류된다. 운전대나 가·감속 페달에 손과 발을 대지 않은 순간이 있긴하다. 하지만 사람이 운전대를 잡아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경고음을 울린다. 이때 조향이나 제동에 직접 개입하며 1시간 내 3차례 무시할 경우 자동으로 해제된다.
이에 비해 레벨3는 이러한 경고 기능이 없이 차량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고 주행하는 수준을 말한다. 통상 레벨3부터 '자율주행차'로 이름 붙일 수 있다. 운행의 주체는 자동차가 되며, 운전자는 위급 상황 발생 등 최소한의 수준에서 개입하기 때문에 '부분형자율주행'이라고도 불린다. 사람이 운전석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따로 두지 않았지만 유사시에 운전 권한을 사람이 쥐고 있어야 한다.
지난달 혼다는 전 세계 최초의 레벨3 승용차를 내놨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반 시판용 승용차는 아니기 때문에 리스 전용차로 100대 한정 판매한다.
이때문에 현재 국내외서 달리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는 임시면허 하에서 달리는 연구용 차량이라고 보면 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한국도 레벨3 자율주행차를 시판해도 되는 상황이지만, 완성차 업체 보기에는 아직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출시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에는 앞차와 간격이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이거나 정차하는 'TACC(Traffic Aware Cruise Control), 차선 유지를 돕는 '오토스티어(Autosteer)' 등이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FSD가 진보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차량 호출 기능인 서몬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등이 포함된다. '노아(NOA·Navigation on Autopilot)'라고 불리는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목적지에 가는 동안 차량이 스스로 차선 변경을 할 수 있고, 알아서 간선도로 출구를 찾아 빠져나갈 수 있다. 북미서는 일부 유저들이 신호등이나 장애물을 인식해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기능을 쓰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번 텍사스 사고를 두고 "지금까지 복구된 정보일지(data logs)를 보면 오토파일럿 기능은 사용되지 않았고 FSD 옵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일반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하려면 차선이 있어야 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거리에는 차선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내서는 테슬라의 정보일지로 지난해 발생한 '한남동 모델X 사고'의 원인을 밝혔다. 최근 경찰은 테슬라로부터 받은 텔레매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서비스) 분석 결과 차량 결함이 없었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번 사고 조사에 들어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도 테슬라의 정보일지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데도 차량이 움직였는지를 가리는 게 핵심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슬라 차량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자율주행과 결부되는 것은 제품 이름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오토파일럿과 FSD의 '오토(Auto)'나 'Full Self'라는 용어가 완전자율주행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난해 독일 뮌헨 법원은 오토파일럿이란 이름이 허위 광고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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