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SK·현대차 이어 한화도

박일경 / 2021-04-16 16:29:45
SK텔레콤, 인적 분할 추진 공식화
현대엔지니어링, 하반기 IPO 추진
한화, 김승연 회장 복귀후 승계속도
국내 주요 그룹들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SK텔레콤의 인적 분할을 통한 중간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역시 가시권에 들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SK텔레콤 "통신·반도체 2개축…인적분할 추진"

대기업 중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SK그룹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통신과 반도체를 각각 주력으로 하는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와 ICT투자전문회사로 기업분할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SKT 존속회사인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는 기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5세대(5G)와 이동통신, AI와 구독형 마케팅,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사업을 위주로 할 계획이다.

신설회사는 SK하이닉스와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을 자회사로 두고 반도체와 보안, 미디어, 커머스를 비롯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New ICT) 사업에 집중하고 국내외 투자에 나서는 ICT투자전문회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박정호 SKT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연내 중간지주 전환을 위한 단계를 밟겠다"고 밝혔다. SKT는 조만간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번 기업분할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분할 이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합산 가치는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22조 원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양재동 사옥 도서관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엔지니어링 상장되면 지분가치 1.2조 확보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 총액이 7조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어 상장 후 기업 가치는 1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경우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조2000억 원의 실탄을 쥘 수 있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차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에 나서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면 연말까지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을 합해 29.99%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2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점도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면 현대모비스나 현대차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영향력을 늘리거나 정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 제공]

한화 승계 작업…에이치솔루션 역할 관심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한화그룹은 향후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동관 50%, 동원·동선 각 25%)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에 관심이 쏠린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어 사실상 또 다른 지주사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으면서 실질적 지주사격인 ㈜한화의 최대 주주는 지분 22.65%를 보유한 김승연 회장이다. 반면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4.44%, 2·3남인 동원·동선 씨는 각각 1.67%로 지배력이 약하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한화와 한화솔루션이 합병하거나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뒤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주주의 반발을 고려해 신설회사와 SK㈜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듯 현대차와 한화 등 다른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시장의 공감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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