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부동산 정책이 이미 실패했다. '미친 집값'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집값 반드시 잡겠다"는 약속을, 문 대통령은 지키지 않았다. 오랜 관행 탓, 유동성 탓, 전 정권 탓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4·7 재보선이 임박하자 대통령도, 여당도 사과했지만 진정한 반성인지, 선거용 사과인지 알 수 없다.
정책 실패의 뿌리는 결국 인사다. 애초 문 대통령의 인사에선 명확한 철학도, 뚜렷한 방향도 읽을 수 없었다. "사는 집 말고 파시라"면서 집을 세 채 가진 이(최정호)를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무개념만 노출했다.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이 중 하나라도 걸리면 고위공직자로 등용하지 않겠다는 5대 원칙은 증발했다.
원칙이 사라진 자리에 무사안일과 내로남불이 판쳤다. 부동산정책을 총괄한다는 사회수석(김수현)은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국민을 속이고, 법무장관(조국)은 내로남불 릴레이의 서막을 열었으며, 민정수석(김조원)은 직 대신 집을 선택해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주도해놓고 정작 자기집 임대료는 9∼14% 올려버린 청와대 정책실장(김상조)과 여당 의원(박주민)은 내로남불 릴레이의 화룡점정이었다.
늘 바로잡을 기회는 있는 법이다. 책임을 묻고, 경질하고, 방향을 틀면 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 마저도 하지 않았다. 김수현, 홍남기, 김상조, 김현미 등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한톨의 책임도 묻지 않았다. 내로남불은 "마음의 빚"으로 감쌌다. "대체 그 자리에서 뭐 하나. 진작 물러났어야 마땅하다"(주진형)고 비판받던 김상조 실장은 사고를 치고서야 물러났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수차 사의를 표했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제자리 걸음이다. 그만두겠다는데 대통령은 쪽지를 보내 말렸다. 그러는 사이 홍 부총리의 위신은 추락을 거듭했다. 입술이 부르트게 뛰었다 해도 '홍백기', '홍두사미'라는 냉소 속 역대 최장수 기재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은 전혀 명예롭지 않다.
이렇게 스스로 세운 원칙은 허물고, 정책 실패의 책임은 묻지 않으며, 내로남불은 감싸는 인사로 어떻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겠나. 인사에서부터 정책 신뢰는 허물어지고 말았다.
4·7재보선이 끝나고 정치시계는 대선국면으로 진입한다. 여권 대권주자 정세균 총리가 다음주중 사의를 표명할 거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개각이 단행될 것이다. 폭이 제법 클 전망인데, 원칙을 회복하는 개각이 될지 의문이다. 당장 홍남기 부총리는 이번 개각에서도 빠지는 모양이다. 그러면 차기 총리 취임전까지 총리 대행을 하게 된다.
너무 늦었으나 문 대통령이 이제라도 '마음의 빚' 대신 '촛불혁명의 초심'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라다운 나라는 마음의 빚을 갚는 걸로는 만들 수 없다. 읍참마속의 괴로운 결정이 원칙을 세우고 개혁의 동력을 만든다.
조선 중기 석학 율곡 이이(1536 ~ 1584)는 "천하의 일은 잘되지 않으면 잘못되고, 나라의 대세는 다스려지지 않으면 어지러워진다"고 갈파했다. 천하는 잘되지 않으면 잘못되는 것이지 중간은 없다는 말이다.
집값 잡는 척, 개혁하는 척 시늉만 하던 문재인 정부에도 딱 들어맞는 명언이다.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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