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새 배터리 전략…LG엔솔·SK이노에 '위기'·주가↓

김혜란 / 2021-03-16 10:22:32
각형 배터리로 전환·통합해 한국업체 주력인 파우치형 배제
中시장 겨냥한 CATL과 스웨덴 노스볼트와 협력·이해도 고려

폭스바겐그룹이 2030년까지 유럽에 6개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업체가 이 회사에 공급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배터리로의 전환 방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통합 전략 가상도 [폭스바겐 제공]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업체 내재화와 특정 배터리 타입의 선정으로 파우치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내 업체 LG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에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전날 밤 폭스바겐은 '파워데이:2030년까지의 배터리·충전기술 기술로드맵' 발표회를 열고 중장기 배터리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이날 '배터리데이'에서 전기차의 배터리 셀을 각형으로 통합해 배터리의 가격을 50%가량 낮추고, 성능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선택한 배경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폭스바겐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현지 시장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대표 공급사인 중국 CATL은 각형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또 폭스바겐의 노스볼트 투자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스웨덴의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 역시 각형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전날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와 협력해 생산능력 40GWh의 배터리 합작 공장 부지 6곳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스켈레프테, 독일 잘츠기터 등지에 지어질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선언에 따라 배터리를 납품중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배터리 생산량 120GWh 중 100GWh가 파우치형이었고,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만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EV, PHEV) 배터리는 각형이 70.8GWh로, 전체의 49.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각형 배터리의 비율은 전년보다 7.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며 크기와 용량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반면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에 비해 외부 충격에 강하지만, 대형화와 무게 효율이 파우치형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왔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각형으로의 전환을 강조한 이유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이 먼저라는 계산에서다. 폭스바겐은 LG와 SK의 배터리 소송으로 2년 뒤부터 SK이노베이션 대신 다른 배터리 공급 업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CATL과 노스볼트가 모두 각형이다 보니 폭스바겐이 새로운 배터리 수급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15분 기준 LG화학은 전일 대비 5만9000원(6.11%) 하락한 9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만500원(4.6%) 하락한 21만8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혜란

김혜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