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효과?…'이커머스x물류업체' 배송속도 전쟁

강혜영 / 2021-03-08 14:14:45
11번가-바로고, GS홈쇼핑-부릉, 네이버-CJ대한통운 등 협력
"자체 배송망 구축 대신, 배송 스타트업 등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
유통업계의 배송 속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1번가, 롯데온 등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GS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들까지 배송 기업과 협업하면서 '물류 전쟁'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로켓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내세운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물류 시스템의 가치를 인정받은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배송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배송 및 물류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11번가·바로고·부릉·GS홈쇼핑 CI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롯데온, GS홈쇼핑, 롯데홈쇼핑, 네이버 등은 물류 전문 업체 지분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협약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달 근거리 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인 '바로고'의 지분 약 7.2%를 250억 원에 인수했다. 바로고는 국내 1000여 개의 허브에 5만5000여 명의 배송 기사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11번가는 바로고의 근거리 물류망과 도심 거점 물류 등을 통해 차별화된 배송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작년 12월에도 전국에 물류센터를 둔 우정사업본부와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올해 상반기 중 우체국 물류센터를 활용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자정까지 주문된 상품은 익일배송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에는 더욱 배송 분야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상품 경쟁력 등에서 강한 11번가와 근거리 배송에 경쟁력을 갖춘 바로고, 전국적인 물류망을 갖춘 우정사업본부 등 배송 분야를 잘하는 곳들과의 제휴를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온은 올해 1월부터 배송 스타트업 PLZ와 협력해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릴레이 배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릴레이 배송은 배송 기사가 마트에서 상품을 싣고 지역 거점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던 플렉서들이 최종 목적지까지 오토바이, 도보 등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2시간 내 배달 서비스인 '바로 배송'을 보완한 개념이다.

릴레이 배송이 자리 잡을 경우 배송 소요 시간은 절반 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배송 가능 건수는 2배로 늘어나고 배송 가능 지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업체들도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달 투자심의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메쉬코리아의 주주인 휴맥스(9.8%)와 휴맥스홀딩스(8.6%)가 보유한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지분 약 19%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메쉬코리아는 AI·빅데이터를 기반 물류 브랜드인 '부릉'을 운영하고 있다. 부릉은 6만6000여 명의 제휴 배송기사와 450여 개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오는 7월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둔 만큼 메쉬코리아 지분 인수를 통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메쉬코리아 지분 인수 건은 이사회에서 통과된 것은 맞으나 계약 등 상세한 내용은 협의 중"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배송 경쟁력 강화 등의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달부터 물류 기업 '로지스밸리'와 협력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오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그날 오후에, 오후에 주문하면 저녁,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에 받을 수 있는 배송 서비스 '와써'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네이버도 지난해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았다. 네이버는 작년 10월 CJ그룹과 6000억 원 규모의 상호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CJ대한통운과는 3000억 원 규모의 상호 지분을 교환하면서 CJ대한통운의 지분 7.85%를 확보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상거래 사업과 관련해 "올해는 '빠른배송'에 집중할 것"이라며 "주문한 물건이 당일 도착하는 서비스도 시험한 결과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생필품처럼 빠르게 도착해야 하는 물건은 CJ대한통운과 협력을 강화해 '내일 도착'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당장 쿠팡처럼 빠른 배송을 전면에 도입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쿠팡, 마켓컬리 등이 빠른 배송을 내세운 업체들이 고객 유치 등에 성공하면서 유통업계의 '배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배송 시장이 확대된 것 역시 유통업계의 물류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자체 물류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면 최근 이커머스, 홈쇼핑 업체들은 배송 전문 플랫폼 등과의 제휴를 통해서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자체 배송망을 갖추려면 비용 등이 많이 발생하지만, 이미 물류망이 잘 갖춰진 배송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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