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發 클럽하우스, 유통가 들썩…권력화된 소통 vs 기업 페르소나

강혜영 / 2021-03-04 14:09:13
배달의민족 김봉진·지그재그 서정훈도 '클러버'…'깜짝스타' 기대감
홍성태 "SNS에 경영자 이미지 보여주는건 기업 '페르소나' 표현 수단"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용진이 형이 떴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용진이형이라고 불러도 좋다"면서 야구단 인수와 운영 관련 뒷이야기를 공개한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이용자들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SNS다. 또 아이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국내 유통 및 스타트업계 주요 인사들이 속속 참여해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클럽하우스 페이지 [클럽하우스 캡처]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클럽하우스에서 이달 출범 예정인 야구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 부회장이 "택진이 형(NC다이노스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을 벤치마킹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하자 한 이용자가 '용진이 형이라고 불러도 되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네"라고 대답했다.

정 부회장은 "만약 우리 팀이 10위를 하면 벌금을 내고 클럽하우스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밥을 사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10연승을 하면 시구를 하고 야구 방송에도 출연하겠다고도 밝혔다.

유니폼과 엠블럼 등을 이달 19일까지 공개하겠다면서 유니폼을 사비로 구매해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번호는 편의점 이마트24를 상징하는 '24번'을 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생활밀착형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신세계그룹의 경영자가 소비자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 마케팅과 관련해 페르소나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사람의 형태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EO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오픈하다 보니 CI(Company Identity)와 PI(Personal Identity)가 통하는 것"이라면서 "정 부회장은 클럽하우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친근한 아저씨 같은 느낌의 페르소나를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 부회장의 행보가 가식적으로 보였다면 대중이 괴리를 느낄 텐데, 부자연스럽지 않고 진정성이 느껴져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진단이다.

클럽하우스는 소통의 장 역할 뿐 아니라 커머스 플랫폼으로도 활용되는 등 다양한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클럽하우스의 커머스 가능성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실제로 한번 해봤다"면서 샴푸 등 4가지 제품을 클럽하우스를 통해 소개하고 성공적으로 판매한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초대장을 받아야지만 가입이 가능하고, 스피커와 청취자의 비대칭적인 구조를 지난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가 '권력화된 소통'을 초래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또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는 클럽하우스의 특성상 민감한 내용이 노출되거나 기업경영자의 말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당분간 특종은 클럽하우스에서 나올 것"이라는 말이 기자들 사이에서 돌 정도여서 경영자의 실수로 인해 회사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는 경우가 생겨날 수 있다.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의 클럽하우스 페이지 [클럽하우스 캡처]


그런데도 유명 인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기대감 등으로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계속 늘고 있다.

마케팅 전문 블로그 '백링코'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60만 명이던 클럽하우스 이용자 수는 지난달 들어 600만 명 수준으로 폭증했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려는 목적 등으로 중고 아이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에서 중고 아이폰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국내 유통, 스타트업계 인사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지그재그의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도 잘 알려진 '클러버'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이승건 토스 대표, 박재웅 쏘카 대표, 김기웅 위쿡 대표 등도 클럽하우스 회원이다.

클럽하우스가 새로운 홍보와 마케팅의 장으로 대두되면서 또 어떤 유통계 인사가 '깜짝스타'로 등장할지 주목된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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