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수장에 잇단 총수 취임…재계 목소리 커지나

박일경 / 2021-02-22 15:34:59
최태원 SK회장 내달 대한상의 수장 추대…4대그룹 총수 중 처음
구자열 LS회장 24일 무협회장으로 선출…민간기업선 15년만에
재계 쇄신 요구와 부회장단 등 새 인물 약진…새 바람 일으킬까
주요 경제단체 수장에 대기업 총수들이 속속 선임되면서 재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가 잇달아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처한 경영 현실과 업계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충분히 반영해 달라는 주문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22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는 23일 의원 총회를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한다.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기 때문에 최 회장은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대한상의 의원 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오는 24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취임한다. 무역협회는 같은 날 정기 총회를 통해 구 회장을 새 회장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무역협회장은 퇴직 관료들이 회장을 맡아 왔다. 이번에 구 회장이 임기를 시작하게 되면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무역협회를 이끌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관료 출신보다는 경륜이 풍부한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재계 의견에 따라 구 회장이 새로운 회장으로 뽑혔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 [뉴시스]


경제 5단체, 15년 만에 '기업인 회장 시대' 열어

무역협회까지 기업인 회장을 맞이하면서 재계는 5대 경제단체 전체가 15년 만에 기업인 회장 시대를 열게 됐다.

최 회장과 구 회장은 각각 최종현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장)과 구평회 회장(무역협회장)에 이어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경제단체장을 맡는 기록도 세웠다.

각종 경제 현안과 사회 문제에 관한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전경련·대한상의·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를 통틀어 '경제 5단체'라고 지칭한다.

현 정부 들어 전경련을 제치고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대한상의가 부상했다. 재계는 대한상의의 높아진 위상으로 인해 수장을 맡게 된 최 회장의 영향력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평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적 가치 등을 강조해온 만큼 현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뉴시스]

재계의 쇄신 요구, 부회장단 인사 등으로 새 바람 일으키나

특히 서울상의는 새 회장 선임에 맞춰 부회장단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NC)소프트 대표,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 등 젊은 정보기술(IT) 기업인들로 대폭 교체했다. 최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면서 IT 기업의 약진에 따른 재계 요구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연이은 경제단체 수장 교체를 계기로 업계에는 경제단체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변화를 촉구하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이 재계의 입장을 정치권과 정부에 충분히 전달하고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를 중심으로 경제단체 쇄신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 김택진 엔씨(NC)소프트 대표. [뉴시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비중 있는 기업의 총수들이 재계 얼굴로 부상하면서 경제단체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불확실성이 큰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단체들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인 전경련은 이달 26일 총회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뚜렷한 하마평이 없는 가운데 현 회장인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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