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가 친인척에 1452억원 어치 주식 증여한 이유는

양동훈 / 2021-01-20 15:38:32
"자수성가한 김 의장, 증여 훈훈하다" 반응부터
"카카오 주가가 더 오를 거란 신호" 분석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보유주식 1452억 원어치를 가족과 친인척에 증여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가족과 친인척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는 것이라는 평가부터,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증여 시점을 정했다는 이야기들도 나온다.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뉴시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전날 자신이 보유한 주식 33만 주를 가족과 친인척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배우자인 형미선 씨와 자녀 상빈·예빈 씨에게 각각 6만 주, 형제와 친인척 11명에게 4200~2만5000주를 증여했다.

증여받은 11명은 김행자(2만5000주)·김명희(2만800주)·김대환(4200주)·김화영(1만5000주)·장윤정(5415주)·김예림(4585주)·김은정(1만5900주)·김건태(4550주)·김유태(4550주)·형미숙(1만9000주)·박효빈(6000주)씨다.

증여 주식 평가액은 19일 카카오 종가 44만 원을 기준으로 1452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 측은 "김 의장의 개인적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설명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사내 소통 없이 김 의장이 홀로 결정하고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이 젊은 시절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친인척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으려고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장은 이른바 '흙수저' 출신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목공 일을 하는 아버지와 식당에 다니는 어머니의 5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할머니까지 8명 대가족이 단칸방에서 살았다.

김 의장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형제자매 모두가 대학 진학을 포기했고, 그 덕분에 김 의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김 의장이 카카오를 한국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키우기까지는 친인척의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반응은 훈훈했다. 인터넷 공간에선 "혼자 쥐고 있는 것보다는 저렇게 나눠주는 게 몇백 배 좋은 것", "돈을 벌면 내 가족, 내 주변, 그리고 이웃 사회에 베푸는 것이 돈을 제대로 쓰는 것"이라는 평들이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의 증여가 카카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주가가 더 오르면 내야 하는 증여세가 커지니 미리 증여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주식 페이지의 한 네티즌은 "주가가 쌀 때 증여해야 세금을 적게 낸다"며 "김범수 회장이 오늘 주식을 증여했다는 건 지금 카카오 주가가 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에서도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하고 지금 증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카카오 주식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적정 주가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49만7750원이다. 5만~6만 원 정도의 상승여력이 더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픽코마·카카오페이지 역시 상장 가능성이 높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플랫폼 가치가 부각되면서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 역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동훈

양동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