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조 '요기요' M&A…'눈치 싸움' 시작됐다

남경식 / 2020-12-29 16:54:47
플랫폼 업체 카카오·쿠팡 거론…대기업은 인수 주저할 듯
사모펀드 운용사도 군침…여러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할 수도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 등 글로벌 배달 앱 국내 진출 창구로
국내 2위 배달 앱 요기요가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오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배달 앱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이겠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는 기존에 국내에서 운영하던 요기요를 6개월 이내에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 요기요플러스 배달 오토바이 [UPI뉴스 자료사진]

요기요의 새 주인으로는 국내 대형 플랫폼 운영사인 카카오, 쿠팡이 우선 거론된다.

카카오와 쿠팡은 각각 카카오톡 주문하기,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 주문 중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요기요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됨에 따라 현금 1억 달러와 8900만 달러 상당의 딜리버리히어로 보통주를 받기로 결정했다.

신세계, 롯데, CJ, 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대기업이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 앱이 다수의 소상공인 음식점주와 배달기사 등과 접점이 강한 만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요기요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향후 요기요를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요기요 인수에 뛰어들 수도 있다. 요기요의 매각가가 2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만큼 독자적으로 요기요를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서울 시내의 한 도시락 전문점에 주문 영수증이 붙어 있다.[문재원 기자]

해외의 대형 배달 앱 운영사인 유럽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 중국 '메이퇀', 베트남 '그랩' 등이 요기요를 인수해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 외에도 글로벌 배달 앱 업체들은 굵직한 M&A를 이어가고 있다. 승자독식의 성격이 강한 배달 앱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테이크어웨이는 영국 저스트잇을 약 9조 원에 지난해 인수했다. 테이크어웨이와 저스트잇이 합병한 회사인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는 미국 2위 배달 앱 그럽허브를 약 8조7000억 원에 지난 6월 인수했다. 당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미국 3위 배달 앱 우버이츠는 4위 업체인 포스트메이츠를 약 3조1000억 원에 지난 7월 인수했다.

우버이츠가 국내에 재진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우버이츠는 2017년 국내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년 만인 지난해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를 반드시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매수자가 다소 유리한 입장"이라며 "요기요 인수에 관심이 있는 업체라 하더라도 경쟁 과열을 막기 위해 당분간은 눈치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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