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근로시간 규제가 오히려 효율성 해쳐" 직장인의 81%가 유연근로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성과와 근로시간이 비례하지 않아 근로시간을 규제하면 오히려 업무 효율성은 낮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에 대한 직장인 인식 조사' 결과 유연근로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직장인이 81.3%에 달했다고 23일 밝혔다. 필요없다는 응답은 18.7%에 불과했다.
일하는 시간과 업무 성과가 비례하는 편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54.4%가 비례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해 비례하는 편이라고 답한 45.6%보다 많았다. 엄격한 근로시간 관리로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2%가 '있다'고 답했다.
중견 IT업체 관계자 A씨는 "업무 집중도가 높은 날에 일을 다 끝내놓고 싶은 경우가 있다"며 "이런 날에도 회사에서 퇴근 시간이 됐다고 퇴근을 독촉하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상의는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하려면 본인 스스로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직장인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유연근로제 확대 방식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 직종 외에도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76.3%를 차지했다.
선택근로제는 일정한 정산 기간 내에서 어떤 주에는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다른 주에는 초과한 시간만큼 더 쉬는 제도다. 최근 R&D 업무에 한해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됐다.
식품·음료 제조업체 관계자 B씨는 "외견상으로는 연구직만 R&D 업무를 수행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획·마케팅 등 유관부서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며 "R&D 업무만 정산 기간을 확대해 제도의 실효성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사 관계자 C씨는 "업무가 적은 날에는 퇴근 시간까지 그냥 앉아있는 경우도 있다"며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이 확대되면 이런 자투리 시간을 모아 휴가로 쓰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직장인들은 주52시간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제에 만족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58.0%였다. 중립적이라는 응답은 30.7%, 불만이라는 응답은 11.3%였다.
만족하는 주된 이유는 근로시간 감소(65.8%), 불필요한 업무감소(18.4%) 등이 꼽혔다. 불만인 이유로는 소득 감소(37.0%), 업무 효율 저하(29.6%) 등이 있었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연구소, 사무실에서 혁신이 쏟아져야 하는데 주 52시간제가 획일적인 규제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며 "장시간 근로는 방지하되, 우수한 인재들이 일할 때 맘껏 일하고 쉴 때 충분히 쉬도록 유연근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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