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영결식에도 참석한 정의선…'경쟁'서 '협력'으로

김혜란 / 2020-10-28 14:56:17
세대 교체로 관계 변화…3세대 정의선-이재용 협력 물꼬 트나
반도체, 자동차 두고 경쟁관계 섰던 삼성과 현대家 재계 투톱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 오전에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6일에도 국내 5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 회장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일원동 삼성 서울병원에서 열린 이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지난 26일 정 회장은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 조문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조문을 마친 뒤 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며 "고인께서 우리나라 경제계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평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난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두 자녀와 함께 장례식장에 도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과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선대부터 줄곧 재계 서열 1·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삼성과 현대차가 이제는 협력 관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정의선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두 번의 공식 회동을 통해 전기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예고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회동했다. 지난 7월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기술 메카인 남양주연구소를 답방했다.

두 그룹은 창업주인 이병철·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다. 반도체와 자동차 사업을 두고 경쟁 구도를 그리기도 했다. 이후 양사의 관계는 2000년대 이후 주력 사업이 재편되면서 변화를 맞았다.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을 방문해 이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처음으로 단독 회동하기도 했다.

당시 이건희·정몽구 회장은 나라 경제를 위해 협력하는데 뜻을 같이했으나 실제로 사업적인 교류가 많지 않았다. 또 양사 간 긴장상태는 이후에도 유지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4년 삼성동 옛 한전부지를 보고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 원에 낙찰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창업 3세대에다 '실리 추구'라는 공통점을 지닌 정 회장과 이 부회장은 선대보다는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소통하며 협업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혜란

김혜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