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문…국회는 정책 실패 책임 추궁 예고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못 이루고 자금이 발목
'악전고투' 스테이지엑스…반전 여부 주목
제4 이동통신사업(제4이통)이 서비스도 못해 보고 매부터 맞는다.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시킬 '메기'를 꿈꿨지만 정부와 국회의 질타를 받으며 침몰 위기로 내몰렸다.
20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행정절차법에 따라 오는 27일 청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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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이통 이미지 [KPI뉴스 자료사진] |
청문은 사업권 취소를 위한 법적 행정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청문 결과에 따라 정부는 후보 자격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스테이지엑스가 사업권 유지를 위한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다음달 중 주파수 할당이 공식 취소된다.
청문 이틀 전인 25일에는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 대정부 현안질의 안건으로 제4이통이 잡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창윤 1차관, 강도현 2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방송통신위원회 김홍일 위원장, 이상인 부위원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참고인으로 과방위 회의에 참석한다.
대정부 현안질의와 청문 모두 제4이통으로선 감당 못할 질타가 예고돼 있다.
청문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대금 납부일이었던 지난달 7일까지 약정 자본금 205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한 이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정부의 제4이동통신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급하게 밀어붙인 정부가 정책실패 주범"
화살이 향한 곳은 윤석열 정부다.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현 정부가 마련한 해법이 '제4이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윤 대통령이 이동통신 3사를 '카르텔'로 칭하며 독과점 폐해를 줄일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후 정부는 제4이통 사업자 선정을 급추진했다.
무려 7차례나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던 정부는 법 개정과 파격 지원책까지 발표하며 지난해 11월 사업자 모집에 들어갔고 올해 1월 주파수 경매를 통해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했다.
주파수 할당 대금을 과거의 3분의 1로 낮추고 주파수 대금 분할 납부, 망 구축 의무 축소 등 제4이통을 위한 혜택 보따리도 컸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에서 발생했다. 사업 추진 자금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됐고 스테이지엑스의 중심인 스테이지파이브의 재무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가 사업권 취소 이유로 지목한 부분도 자금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확보한 납입 자본금이 주파수할당신청서에 적시한 2050억 원에 현저히 미달했다고 밝혔다. 사업권 신청에 참여했던 주주들조차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고 추가 입금 계획도 미지수라는 게 정부의 사업권 부여 취소 이유다.
국회는 정부에 정책 실패와 사업악화의 책임을 묻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앞서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지난 18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제4이통 사업자 선정 실패가 "명백한 정부의 정책 실패"이고 이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재정능력 검증 의도적으로 배제…사업자 책무도 결여"
전문가들은 제4이통 사업권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면서 사업자의 재정적·기술적 능력 검증을 배제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전 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는 "정부가 제4이통 사업권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할 때 '검증 면제 단서' 조항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과기정통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에 대해 제4이통 사업 실패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업자의 책임의식 결여를 문제로 지목한다.
그는 "기간통신사업자가 되려면 전국망 수준의 투자와 이용자 보호 및 기술발전 대책, 이를 실현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와 사업자 모두 이 책무를 가볍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사업자 선정 시에는 통신 시장 확대와 사업자 책무를 강조하는 제도와 규정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스테이지엑스도 정부에 불만…반전 성공할까
사업권을 받은 스테이지엑스도 정부에 불만을 제기한다. 자체 수립한 자본금 납입 계획에 대해 '적격' 통보했던 정부가 이제와서 일정을 문제삼는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부가 '적격' 통보한 주파수이용계획서에 '각 구성 주주들이 인가(주파수 할당) 후 자본금을 출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정부의 사업권 취소 결정이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청문 절차에 대비한 로펌을 선임하고 추가 입장문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가 스테이지엑스의 재무 부실을 문제삼으며 제4이통 사업자 선정을 정책 실패로 규정,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들도 대규모 정책 자금 집행 전에 '실패'로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국민 혈세가 지출된 후에는 문제가 커지고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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