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AI '넘사벽 1위'…LG AI연구원의 이유 있는 질주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6-01-22 17:23:30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평가 1위 차지한 'K-엑사원'
배경엔 미래사업으로 AI 육성한 구광모 회장 선구안
"과감한 투자와 혁신은 오너라서 가능했던 결단"
불가능한 수준까지 올려 'AI 게임 체인저' 도전

최근 '국가대표 AI' 선발전에서 압도적 1위는 LG AI연구원이었다. 그러나 당일 LG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지 못했다. 언론이 더 주목한 건 오히려 탈락한 네이버와 NC였다. 1위가 꼴찌에게 관심을 빼앗기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LG로서는 허탈하고 섭섭했을 것이다. 

 

"AI(인공지능)는 LG죠. LG만큼 AI 경쟁력을 갖춘 곳이 어디 있겠어요. LG는 누구보다 앞서 시작했고 과감하게 투자했어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국가대표 AI) 1단계 평가 결과를 발표한 지 1주일이 되는 22일, LG 계열사에 근무하는 A(50대 남) 씨는 국가대표 AI 얘기가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

 

▲ 구광모 (주)LG 대표 [LG 대표]

 

지난 며칠 탈락팀 논란으로 떠들썩했지만 이 또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 LG AI연구원이 개발한 'K-엑사원(K-EXAONE)'이 재론의 여지 없는 선두를 기록했고 여기에 토를 달 곳은 없다는 확신에서다.
 

실제로 이번 정부 평가에서 LG AI연구원은 벤치마크, 전문가, 사용자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수학, 지식·추론, 장문이해, 안전·신뢰성, 에이전트를 포함한 13종 평가는 물론 개발 전략·기술, 개발 성과·계획, 파급효과·기여계획에서 모두 최고 성적을 냈다. 활용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을 검증한 AI 사용성 평가에서는 25점 만점에 25점을 기록했다.


해외 평가도 좋다. K-엑사원은 글로벌 AI 성능 평가 기관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인텔리전스 지수(Intelligence Index) 평가에서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 웨이트 모델 중 세계 7위를 차지했다. 중국(6개)과 미국(3개)이 주도하는 판에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킨 쾌거였다.
 

"구광모 회장의 선구안…AI 투자는 오너라서 가능했던 결단"

 

LG 임직원들은 이 같은 성과 뒤에 구광모 회장의 선구안이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2018년 LG 대표로 취임한 구 회장은 AI를 미래 사업으로 점찍고 다음 해부터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실행한다.

구 회장이 그룹의 AI 컨트롤타워로 LG AI연구원을 설립한 건 2020년. 사업성은커녕 AI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이었다. LG 구성원들은 '40대 젊은 회장이자 오너였기에 가능했던 결단'이라고 평가한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LG가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금액은 약 3조6000억 원. LG는 그룹 전반에 걸쳐 AI 전문 인력도 대폭 늘리며 AI 전문성을 확장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현재 인력은 약 300명. 구성원 대다수가 석박사급 연구원이다.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은 세계적 머신러닝 권위자이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LG AI연구원장 출신이다.
 

▲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오픈 웨이트 모델 인텔리전스 지수 평가 순위 [LG 제공]

 

설립 6년째에 접어들면서 구 회장의 도전은 AI와 바이오 융합, 화학, 통신 등 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그룹 내부는 물론 국가 AI 생태계 발전 과정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지난 5년의 AI 연구 성과가 집약된 결과물로 국내 AI 생태계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데이터의 양을 늘리되 성능 고도화와 학습 및 운용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추구하며 모델의 구조 자체를 혁신하는 데 주력했다. 인프라(시설) 자원이 부족한 기업들도 선도적 AI 모델을 도입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국내 AI 생태계 저변을 넓히기 위한 조치였다.


의료·바이오 분야의 최근 성과는 지난 20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엔젠바이오와 '엑사원 패스 2.0 EGFR'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다. 엑사원 패스 2.0 EGFR은 폐암의 9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진단에 특화한 의료 AI로 변이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적합한 표적 치료제를 판단한다. 

 

젠바이오는 비소세포폐암에 이어 현미부수체 불안정형 위암 치료를 위해 '엑사원 패스 2.0 MSI'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최상위 의료연구기관인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 황태현 교수팀과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멀티모달(다중모드) 의료 AI 플랫폼 개발이 목표다.

세계적인 유전체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 잭슨랩(JAX)과는 알츠하이머 원인 규명과 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AI를 개발 중이다.

 

▲ K-엑사원과 경쟁 모델 성능 비교 [LG 제공]

 

LG AI연구원은 지금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AI 모델에 대한 성능 고도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AI 분야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AI 기술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임우형 공동 연구원장은 2단계 진출이 확정된 지난 15일 "엑사원을 시작으로 멈추지 않고 달려온 여정 속에서 이번 결과는 더 큰 도약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K-엑사원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생태계로 진화하는 국가대표 AI 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LG그룹의 AI 육성 기조도 유지될 전망.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혁신을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이 변해야 하고 '선택과 집중'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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