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폐지해야 주식시장 살아나"…'자본이득세 전환' 주장도
지나치게 높은 집값은 우리 사회 뜨거운 이슈다. 6·3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모두 공급 확대 등을 통한 집값 안정화를 공약했다.
이 후보는 과거 민주당 정권과 달리 재건축 진입 장벽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집값이 치솟았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되풀이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
|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세금과 규제가 매우 심한 편이다. 집을 가지면 재산세를 내야 하고 집값이 비싸면 종합부동산세까지 문다. 집을 살 때면 취득세가 붙고 팔 때도 고율의 양도소득세가 따른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분양권 전매 제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 등 규제가 많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마음대로 집을 사고팔 수도 없다.
흔히 부동산과 함께 양대 자산시장으로 불리는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주식은 보유세도 취득세도 없고 대주주 외에는 양도세 부담도 별로 없다. 언제든 사고파는 게 자유롭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마 주식에 보유세가 붙으면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붕괴할 것"이라며 "코스피 1000 유지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부동산은 항상 주식보다 인기가 높다. 요즘 대내외적 악재가 겹쳐 경기가 침체되고 주식시장도 부진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부동산만은 활황세다. 연초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전고점을 경신하면서 솟아오르더니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한 뒤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0% 올라 1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주식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부동산시장만 온기가 도는 이유 중 하나로 '상속세'가 꼽힌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속세를 폐지해야 주식시장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고 5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대주주는 할증 과세가 붙어 최고 60%다. "조부모가 창업한 기업이 자식을 거쳐 손주에게 이르면 불과 지분 16%만 남아 사실상 국유화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상속세가 걱정되니 대주주는 주가를 억누르려 한다. 대주주가 주가를 띄우긴 커녕 내리누르니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수가 없다. 결국 돈은 주식을 외면하고 부동산으로만 쏠린다.
물론 부동산을 많이 가진 부자도 상속세는 낸다. 하지만 부동산에는 대주주 할증 과세가 없고 상속세 계산 기준이 시가가 아니라 공시지가이므로 부담이 덜하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우수한 복지와 고세율로 유명하다. 소득세율이 보통 50% 이상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최저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해도 약 3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런데 스웨덴과 노르웨이에는 상속세가 없다. 상속세로 거두는 세수보다 자산의 해외탈주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역시 복지국가로 잘 알려진 캐나다와 호주는 상속세 대신 자본이득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자본이득세로 할 경우 물려받은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 세금이 나오지 않는다. 주식을 팔 때 세금을 낸다. 자연히 피상속인들은 기업의 계속 경영에 더 관심을 두게 된다.
그동안 모든 정부들은 돈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도록 주식시장 부양에 힘썼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제 근본적인 원인으로 눈길을 돌릴 때다.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자본이득세로 전환하자. 그게 '밸류업 프로그램'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
![]() |
| ▲ 안재성 경제 에디터. |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