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계열사들도 감사 대상 꼽혀…범정부 합동감사 전망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리스크에 NH농협금융그룹이 몸살을 앓고 있다. 소위 '강호동 라인'으로 불리는 농협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 리더십부터 도마에 올랐다.
강 회장 이후 선임된 농협금융 계열사 CEO들은 대부분 강 회장과 같은 영남 출신이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경남 진주, 박병희 NH농협생명 사장은 경북 청도,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는 경북 의성, 임정수 NH농협리츠 대표는 경북 안동 태생이다.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는 경남 합천 태생으로 강 회장과 동향이다. '호남 홀대론'이 나올 정도로 영남 출신으로 도배된 데는 강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농협중앙회는 NH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지고 있으며 인사권, 예산권, 감사권 등을 행사한다.
뇌물수수 의혹, 해외출장 숙박비 초과 사용 등으로 강 회장에 대한 사퇴 압력이 커지다보니 소위 '강호동 라인'으로 불리는 농협금융 계열사 CEO들의 리더십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다.
농협금융지주 김병화 이사회 의장과 박흥식 비상임이사(광주비아농협 조합장) 역시 강 회장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장은 중앙회장 선거에서 강 회장을 도왔다는 소문이 자자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박 이사는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가 있어 인사와 관련한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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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뉴시스] |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실적이 화려해서다. 취임 첫해인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6866억 원)이 전년 대비 24% 급증했다. 작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익 7481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 연간 수준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회사 고위 임원이 최근 2년여 간 공개매수를 주관한 종목의 중요 정보를 직장 동료와 지인 등에게 전달하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강제수사를 받는 처지로 추락했다. 위기의 남자 강호동 회장은 그 와중에 "계열사 대표 및 임원 10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교체하겠다"며 '인적 쇄신'을 외치고 있다.
농협 조직은 감사 위험에도 노출됐다. 농식품부는 특별감사를 통해 밝힌 부적절한 운용 사례 65건을 적발한 뒤 아직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38건에 대해 추가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감사도 검토 중이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 계열사의 내부 통제와 경영 실태가 감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호동 리스크'에 농협금융엔 불안과 불만이 쌓여가는 분위기다. 한 농협은행 직원은 "요새 은행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리더십도 불안한데 혹여 대대적인 감사를 받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범정부 합동감사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에 맞닥뜨리면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생산적금융, 가계대출 규제 대응, 디지털 전환 등 할 일은 산더미인데 중앙회 리스크로 시달리니 갑갑하다"고 했다.
한 농협생명 직원도 "중앙회 리스크에 횡령 의혹까지 겹치니 죽을 맛"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농협생명에 횡령 의혹이 제기된 터다. 농협생명은 재작년 12월 고객 사은품으로 쓰기 위해 농협하나로유통 삼송센터와 '르도암' 핸드크림 3종 세트 10만 개를 총 20억 원에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실제 납품된 핸드크림이 5만 개뿐이라 나머지 10억 원을 횡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 대형 금융그룹 임원은 "강 회장 사퇴 전에는 관련 리스크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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