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AI 시대', 인간은 행복할까

안재성 기자 / 2023-11-10 16:08:23
'AI 열풍'에 사라지는 일자리…"3억 개 증발할 것"
AI가 일하고 사람은 기본소득?…가능할지 '의문'

토마스 에디슨(서기 1847~1931년)은 발명한 제품이 130여 개에 달하고, 1000종이 넘는 특허를 보유해 흔히 '발명왕'으로 불린다.

 

에디슨이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발명품은, 1868년 21살의 나이로 발명한 전기투표집계기였다. 이 기계를 씀으로써 당시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투·개표 속도를 크게 올리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전재산은 물론 빚까지 져가며 전기투표집계기를 만든 에디슨은 큰 기대를 안고 미국 정부를 찾았다. 하지만 정부도 의회도 에디슨의 발명품을 거절했다.

 

확실히 편리하고 비용도 저렴하단 점에는 다들 동의했다. 하지만 전기투표집계기를 활용할 경우 수작업 투·개표 분야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게 거절 사유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를 공개한 후 정보기술(IT), 플랫폼, 통신, 금융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생성형 AI를 개발했으며, 삼성전자는 자사 휴대폰에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AI를 탑재하기로 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AI 비서'도 등장했다. 언론사에서도 이미 AI가 기사는 물론 칼럼까지 쓰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실시간 금융 상담과 질의응답이 가능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꿀비서'를, 신한금융그룹은 '모물'(모르면 물어보세요)을, 우리은행은 'AI 뱅커'를 출시 준비 중이다.

 

신한AI를 청산하기로 한 신한금융은 관련 업무를 각 그룹사로 이전해 서비스 개발과 출시 준비 작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상담 서비스 'AI 뱅커'를 출시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중 구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확실히 AI는 편리하고 비용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은행 산업 매출의 2.8∼4.7%가 증가할 것"이라며 최고 3400억 달러(약 447조 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그 분야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등 기술의 발달과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일자리가 사라져가는 중이다. AI는 그 흐름을 더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AI로 인해 10년 후 3억 개의 일자리가 증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리시 수낵(왼쪽)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담 후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대담에서 "AI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힘"이라며 "모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머스크 CEO는 AI가 일자리를 증발시켜 경제를 파괴할 거란 우려는 일축했다. 그는 "AI가 상품·서비스 생산성을 극대화시켜 일은 AI가 하고 사람은 기본소득을 누리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기본소득이 최저생계비 수준이 아니라 '보편적인 고소득'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머스크의 기대대로 된다면 그나마 나은 미래겠지만, 과연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기본소득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며, 그러려면 세수가 필요하다. 인간이 일을 하지 않는 세상에서 세금을 낼 대상은 법인뿐이다.

 

하지만 A국에서 무거운 법인세를 걷어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할 때, 바로 옆의 B국이 기본소득 도입 없이 법인세를 낮춰주면 어떻게 될까. 자본에게 국경이란 무의미하며, 오직 이익만 쫓는다. A국의 기업들이 대거 B국으로 넘어가면 A국은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할 세수를 잃게 될 것이다.

 

설령 머스크의 기대대로 일이 풀린다 해도 그것은 결국 현대판 '빵과 서커스'일 뿐이다. 국가로부터 무상 배급을 받으며 검투사 시합과 전차 경주에만 열중하던 로마 시민들, 그 퇴폐를 되풀이하는 게 과연 바람직할까.

 

'AI 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 안재성 경제산업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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