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한은 '환율'에 방점 찍고 금리정책해야

안재성 기자 / 2024-12-31 16:00:43
유례 찾기 힘든 고환율, 韓경제 최대 위협으로 떠올라
섣부른 금리인하로 경기에 악영향 가할 수도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유례를 찾기 힘든 고환율이 한국 경제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래 전망도 어둡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내년 3월 말 환율 전망치 중간값(24일 기준)은 1435원이다. 지난달 8일(1305원) 대비 130원이나 치솟았다. 노무라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 3분기까지도 1500원대를 오갈 거라고 예측했다.

 

환율이 고공비행하는 건 대내외적인 요인이 겹친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흐름,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태도 등 외풍에 국내 정치 불안이 더해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된 점이 정치 리스크를 키웠다.

 

과도한 고환율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외 자본 유출을 부추기고 증권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내수기업은 물론 수출기업들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다수 기업들이 "이러다 파산한다"고 비명을 내지른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시스]

 

문제는 한국은행이 고환율에 한 몫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25일 공개한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가 나오자마자 환율이 더 상승했다. 금리를 내리면 유동성이 늘어나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로 침체되는 경기가 우려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 지금 최대 리스크는 고환율이다. 섣부른 금리인하로 원·달러 환율이 뛰면 경기가 나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환율을 잡기 위해 한은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갈 정도는 아니다"고 했으나 외환보유고가 감소세란 것 자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4억 달러로 윤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 말(4493억 달러)보다 339억 달러 감소했다. '박근혜 정부' 4년 간 외환보유액은 422억 달러, '문재인 정부' 5년 간은 727억 달러 늘었다.

 

이 정부에서만 외환보유액이 역주행 중이다. 우리를 보는 해외자본의 시선이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KIEP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외환시장 개입이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반복적인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 대외 신인도 악화 등 여러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다.

 

▲ 안재성 경제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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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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