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 "지난해 7월부터 성격 달라져…심리검사도 거부"
"같이 죽으면 환생이 있을 것으로… 같이 죽어서 (제대로 된)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이 범행 동기를 묻는 재판장의 물음에 이같이 답변했다.
![]() |
| ▲ 지난 6월2일, 정유정이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정유정은 범행 동기와 관련한 검찰의 물음에 "(성장과정과 가정환경에서 쌓인) 분노를 풀겠다고 생각 안 했다. 같이 죽을 생각인 것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정유정은 우발적 범행이라는 기존 주장을 번복해 "계획된 범죄였다"고 시인한 바 있다.
재판부가 '성장 환경 등 사정이 있었던 것 같지만, 피해자는 무관하지 않느냐. 왜 살해했나'라고 다시 묻자, 정유정은 "같이갈 사람이 필요했다. 같이 죽어서 저는 환생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할아버지 아래에서 성장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의 손에 정유정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만큼, 피해자의 저항은 없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정유정은 "피해자가 내 목을 졸랐고 안경도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정유정은 "범행 이후 극단적선택을 하려 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시신을 유기해 실종으로 처리하고자 했다. 실종으로 꾸미면 (유가족들이) 피해자가 어디엔가는 살아 있다고 생각하기 위해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유정 측 신청에 의해 증인으로 이날 출석한 친조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정유정의 성격이 바뀌기 시작해 북구청에 심리검사를 부탁했고, 정유정은 이를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잠을 자고 있었는데 침대 난간에다 (정유정이) 종이컵에 숯을 넣고 불을 붙여 방안에 연기가 가득했다. 깊게 잠에 들지 않아 문을 열고 불을 껐다. 당시에 이불도 조금 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유정의 다음 공판 기일을 11월 6일 오전으로 지정했다.
한편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0분께 중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과외 앱으로 알게 된A(20대) 씨의 집에 들어간 뒤 가져온 에코백에서 흉기를 꺼내 10분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유정은 같은 날 오후 6시 1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다음날 오전 1시 12분 시신 일부를 경남 양산시에 있는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