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천서 떠내려간 50대 여성, 실종 54시간만에 시신으로 발견

최재호 기자 / 2023-09-23 13:29:03
20일 오후 5시45분 "안(온천천 산책로)에서 물이 차오른다" 구청에 신고
5시48분, 교각 붙잡고 있는 모습 포착…119 구조 준비 중에 물에 휩쓸여
5시40분 '진출로' 탈출 시도 모습 CCTV 확인…당시 폐쇄돼 "구청 뭐했나"

지난 20일, 부산 부곡동 온천천 산책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구조 중에 떠내려간 50대 여성이 실종 54시간 만에야 숨진 채 발견됐다.

 

▲ 소방대원들이 20일 밤 온천천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15분께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부근 수영강에서, 시민이 실종자로 보이는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장에서 시신을 인양한 뒤 유가족과 함께 실종된 여성의 신원을 확인했다.

 

참변을 당한 여성은 지난 20일 오후 5시 45분께 금정구 부곡동 온천장역 하부 온천천 물이 갑작스럽게 불어나자, "안(온천천 산책로)에서 걷고 있는데 물이 차오른다"며 금정구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갑자기 하천 수위가 3배나 불어나는 가운데 물에 휩쓸여 교각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  3분 뒤인 5시 48분께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몸에 로프를 묶어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던 중, 해당 여성은 강한 물살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떠내려갔다.

 

이후 소방당국과 해경 등은 광범위하게 소방헬기까지 동원하는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여 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왔다. 

 

부산시 도시침수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온천장역 북측(사고 지점에서 50여m 거리) 하천 수위는 사고 시점 20분 전에 '관심' 단계인 0.5m로 높아졌다가, 피해자가 물에 떠내려갈 시점인 5시48분에는 1.25m까지 물이 차올랐다. 20여분 만에 하천 수위가 세배나 높아진 셈이다.

 

피해 여성이 사고 당시 금정구청으로 다급하게 신고했음에도, 골든타임에 적절히 안내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실한 재난감시 폐쇄회로(CC)TV 감독 탓이란 지적도 뒤늦게 나오고 있다.

 

부산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서는 기상 특보 등 위급상황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폐쇄회로(CC)TV 화면을 감시하고, 각 구·군에서도 해당 영상을 열람·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여성이 실종된 당일 시와 구청 모두 온천천을 진입하는 모습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여성은 신고(오후 5시 45분)하기에 앞서 5분 전(5시 40분)에 온천장역 인근 37번 진입로로 빠져나가려 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는데, 이 시점에는 이미 진입로가 금정구에 의해 차단돼 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해당 여성은 구청의 자세한 탈출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진입로에 설치돼 있는 비상 개폐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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