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톤 넘는 선체 인수·인계비용 낙찰자 부담해야 16년 전에 '이순신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20억 원을 들여 제작됐던 경남 거제시의 '임진란 거북선 1호'가 154만 원에 팔리는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
올해 7번 유찰 끝에 낙찰된 금액이지만, 최초 매각 예정가인 1억1750만 원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어서 사실상 폐기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거제시에 따르면 조선해양문화관 광장에 전시된 '임진란 거북선'이 8차례 입찰 끝에 154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평가금액 1억1750만 원의 1.3%에 불과한 금액이다. 거북선 낙찰자는 개인이며 사용 용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거북선은 지난 2007년 경남도가 김태호 전 지사 재임 시절 추진한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건조됐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임진왜란 때 3층 구조의 원형에 가장 가깝게 복원됐다는 상징성으로 당시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2011년 금강송 대신 저가의 미국산 목재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드러나면서 '짝퉁 거북선'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당시 거북선을 건조한 업체 대표가 구속됐으며, 발주처인 경남개발공사가 제작사와 설계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남도는 당초 지세포항 앞바다에 정박해 놓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배가 심하게 흔들리고 비가 새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겪으면서 1년여 만에 육지로 올린 뒤 지금까지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방치해 놓다시피 했다.
거제시는 거북선의 유지 보수를 위해 2015년부터 연평균 2000만 원씩 총 1억5000만 원을 투입했으나,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올해 2월 공유재산 매각 입찰공고를 냈다.
가까스로 8번째 입찰에서 낙찰자가 나타났지만, 까다로운 인도 과정 때문에 낙찰 무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낙찰자는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 잔금을 치르고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후 3층(25.6mX8.67mX6.06m) 구조로 무게만 120톤이 넘는 거북선을 옮겨가야 한다. 공고에 따르면 거북선 인수·인계에 소요되는 모든 제반비용은 낙찰자 부담이다.
거제시는 낙찰자가 낙찰을 포기할 경우 예정대로 거북선을 철거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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