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구청, '등굣길 참변' 부산 청동초교 불법주정차 단속 요청 묵살

최재호 기자 / 2023-05-02 11:22:40
학교 측, 1년 전에 차량 단속 정식 공문 보냈으나 허사
"단속 카메라 1대만 있었어도 이번 참사가 없었을 것"
최근 인근 공장에서 굴러온 화물이 등굣길을 덮쳐 부산의 초등학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 해당 학교에서 사고 발생 1년 전에 지자체와 경찰에 학교 앞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의 요구가 1년 넘게 묵살되는 바람에, 불법 주정차에서 시작된 예견된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4월 28일 오후 부산시 청학동 스쿨존에 어망통이 굴러떨어져 있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영도 청동초등학교는 지난해 4월 14일 영도구청과 영도경찰서에 통학로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후문 통학로' 급경사 지역에 과속 차량이 많아 차량의 인도 돌진 우려가 크다며,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전반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후문 통학로 급경사 지역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공문에는 학교 앞에서 만연하는 불법 주정차 단속 요구도 포함됐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학교 앞 불법 주정차와 과속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청동초등 앞 스쿨존에는 다목적 CC(폐쇄회로)TV 1대만 설치돼 있을 뿐 불법 주정차 단속카메라는 설치되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을 요구했는데도 구청은 가장 손쉬운 단속카메라 설치를 후순위로 미뤘다"며 "단속카메라만 설치됐더라도 사고를 일으킨 어망 제조업체가 불법 하역 작업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4월 28일 오전 8시 22분께 영도구 청학동 한 어망 제조업체 앞 도로에서 1.5톤 원통형 화물이 하역 작업 중 지게차에서 떨어져 100여m 정도 내리막길을 굴러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 등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10세 여아가 숨졌고, 나머지 3명은 부상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현재 하역작업을 한 지게차 기사 1명을 입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법률적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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