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건 챙기고, 병원 찾아 헤매"…흉기 목 찔린 경찰 폭로글 '파문'

최재호 기자 / 2023-03-17 14:52:36
동료가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올리면서 알려져
층간소음 현장 다친 경찰, "동료들 원망" 폭로글 올려
소음 신고로 아파트 현장에 출동했다가 주민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30대 경찰관이 당시 심한 부상을 입고도 즉시 치료를 받지 못했고 팀원들의 도움 없이 관련 사건 서류 업무를 해결해야 했다고 주장, 파문을 낳고 있다. 

해당 경찰이 소속된 부산 북부경찰서는 논란이 확산되자, 북구 소재 파출소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물을 확보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 부산경찰청 청사 전경 [최재호 기자]

17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5시께 북구 한 아파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돼 관할 지구대 A 경위가 동료와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A 경위는 이날 실랑이 끝에 흥분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등을 찔러 피를 흘리면서도 동료와 함께 이 남성을 검거했다. 그 뒤 성형외과에서 응급처방을 받았다. 진단 기간은 전치 3주이었다. 

이와 관련, 16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우리 경찰 동료가 목에 흉기 찔리고 난리 후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널리 퍼뜨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경찰청 소속으로 표시된 글 작성자 B 씨는 사건 당시 피해 경찰인 A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과 함께 "당사자분이 직접 경찰청 블라인드에 올린 글을 첨부한다"며 "이거 공론화 시켜주세요 제발"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사자인 A 경위는 경찰청 블라인드 게시글에서 "사무실 의자에 힘들어 누워 있다가 눈을 떠봤는데 '킥스'도 제대로 안돼 있어, 피해자 진술조서 치려는 사람도 없어, 팀장은 카톡으로 보고하기 바쁜지 폰만 보고있었다. 답답해서 다시 일어나서 킥스치고 압수조서도 쓰고 도장도 다 찍고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폭로했다.

'킥스'(KICS)는 형사사법포털로, 경찰·해경·검찰 등 형사사법기관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A 경위는 "형사계까지 인계하니까 대충 오전 8시가 넘었던 것 같다. 다른 팀원들은 이제 퇴근하고 저 혼자 피를 흘리고 병원을 찾아 헤매는데 가위에 찔린 상처를 봉합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일하다 다쳤는데 혼자 병원을 찾아와야 하고, 팀장은 뭐 했는지, 동료들도 원망스럽고 아무튼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우리 딸 입학식 못 간 것도 너무 짜증나는 동시에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A 경위 이 같은 글과 함께 부상 당시 피가 묻은 경찰 제복과 봉합한 상처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한편,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60대 남성은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살인 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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