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30대 오피스텔왕' 잠적…깡통전세 34세대 '발동동'

최재호 기자 / 2023-02-09 12:28:30
도심 미분양 오피스텔 64채 구입 후 34채 40억 전세 챙겨
60억 대출받고 연락두절…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 수사
부산에서 오피스텔 64채를 가진 30대 임대인이 잠적,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른바 '깡통전세' 사기가 의심되는 상황인데, 피해액만 4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부산경찰청 청사 전경 [최재호 기자]

9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부산진구 서면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임차인 A 씨가 지난해 12월 초 임대인 B(30대) 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냈다. 

A 씨는 2021년 11월 B 씨와 전세 1억4000만 원에 오피스텔 임대 계약을 한 뒤 지난해 9월 계약 해지와 함께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지만 돌려받지 못했다.

경찰 1차 조사 결과, 30대 집주인은 자신의 명의로 오피스텔(전체 270여 호실)을 64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4채를 전세로 내줬다. 전체 보증금은 40억 원 가량이다.

같은 건물의 상가 4곳도 집주인 소유인데, 공실 관리비도 석 달째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집주인은 자신이 소유한 오피스텔을 담보로 약 60억 원가량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진 뒤 다른 세입자들은 마음을 졸이며 집단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세입자들에 따르면 해당 임대인은 2021년 2월 미분양이던 이곳 오피스텔 호실들을 일괄 매입했다. 대부분 전세 계약이 2년 단위로 돼 있다는 점에서, 당장 다음 달부터 전세 만기를 맞는 세입자는 전세금을 받을 길이 막히게 된다.

세입자 상당수가 전세보증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고, 은행 대출 등 근저당권에 순위가 밀려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각 호실의 시세는 평균 1억6000만 원가량인데, 잠적한 임대인은 호실당 평균 1억 원의 담보대출을 받고 세입자로부터 전세금도 8000∼1억4000만 원을 받아 전형적인 '깡통전세'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더 피해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서 수사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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