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주파수 할당 취소, 통신 지형도에 변화 오나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2-11-21 15:53:16
정부는 중요하고 사업자는 힘겨운 28㎓ 대역
신규 사업자·추가 주파수 할당에 28㎓ 변수 예고
사상 초유의 주파수 할당취소 처분으로 국내 통신 시장이 변화의 기류를 맞게 됐다.

정부가 회수한 주파수 중 일부를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키로 하면서 통신 시장에는 새 사업자의 등장과 규제 완화 등 다양한 변화가 예고된다. 추가 할당 주파수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 이동통신 3사 로고. [각사 제공] 

정부는 12월 청문절차를 거쳐 기지국 설치를 게을리한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5G 서비스용 28㎓ 주파수를 약 1년 앞당겨 회수하기로 했다. 가까스로 탈락 점수 30점을 넘긴 SK텔레콤에서도 6개월 앞당겨 주파수를 거둬들일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청문회에서 사업자들의 주파수 회수가 최종 결정되면 거둬들인 주파수 2개 대역 중 1개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한다는 방침.

과기정통부는 12월 중 신규 사업자 진입과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운영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규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지원책과 주파수 할당 조건 불이행에 따른 징계 조치가 포함된다.

주파수 회수와 병행해 과기정통부는 3.7∼4.0㎓ 대역 총 300㎒(메가헤르쯔) 폭 주파수에 대한 추가 할당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미정이지만 경매 방식이 유력하다.

변수는 문제가 된 28㎓대역에 있다. 정부와 사업자간에 주파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양측의 셈법이 모두 복잡해졌다.

정부는 주파수 활용을 높이고자 강수를 쓸 방침이고 사업자들은 시장성이 약한 28㎓대역 주파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산에서다.

정부는 중요하고 사업자는 힘겨운 28㎓ 대역

과기정통부는 해외 사례를 들며 28㎓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33개국이 28㎓ 대역 네트워크 구축을 지속하며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것. 전 세계적으로 28㎓ 칩셋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50종 이상 출시됐다는 점도 강조한다.

28㎓ 대역 주파수를 소홀히 하면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이미지를 날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와 달리 사업자들에게 28㎓는 계륵같은 존재다. 미래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포기가 쉽지 않으나 시설투자를 해도 당장은 활용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대표적으로 28㎓용 단말기가 국내에는 없다.

기업용으로 활용 영역을 맞췄는데 산업 현장의 반응이 싸늘하다는 것도 문제다. 메타버스나 증강현실을 사업장에 활용하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 설명.

28㎓ 주파수가 지닌 한계도 힘겹다. 현재 3.4∼3.7㎓ 영역에서 각 100메가헤르츠(㎒)씩 주파수를 사용 중인 사업자들에게 28㎓ 주파수는 별도의 설비가 필요한 자원이다.

대역폭이 높을수록 직진 성향이 강한 주파수 특성상 28㎓ 주파수는 서비스 도달거리도 짧다. 장애물에도 취약해 기지국과 중개기를 촘촘히 설치하지 않으면 안정적 서비스 보장도 어렵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주파수 비용을 포함해 지금까지 약 25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비관적이었다"면서 "투자비는 늘어나는데 시장성은 낮아 기지국 설치를 지속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자·추가 주파수…28㎓의 변수

정부는 회수한 28㎓ 주파수를 새 사업자에게 할당하며 다양한 혜택을 고민 중이다. 낮은 비용과 좋은 혜택으로 주파수를 잘 활용할 사업자를 찾을 방침이다.

'새 사업자 역시 28㎓로 성공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누가 출사표를 던질 지 알 수 없고 신규 사업자가 예측불허의 변수도 만들 수 있다.

28㎓ 대역 주파수와 연계한 징계 조치도 변수다. 정부의 '경제적 불이익' 조치에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어서다.

사업자들은 정부가 28㎓ 회수 후 추가 할당을 검토하는 3.7∼4.0㎓ 대역 주파수(총 300㎒ 폭)에 주목하고 있다. 이 주파수는 현재 사용 중인 3.4∼3.7㎓ 대역과 인접해 있어 시설 투자도 용이하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영토다.

문제는 신규 주파수 할당 조건에 28㎓ 활용 성적이 반영되거나 관련 조항이 추가될 때다. 28㎓ 주파수 대책이 새 주파수 할당 조건에 유리한 요인이 되면 사업자들은 골치가 아프다.

신규 사업자 진입을 허용하면서 정부가 1개 사업자에게는 28㎓를 못 쓰도록 한다는 입장인 만큼 누군가는 새 사업에서 위기를 맞는다. 어떻게든 28기가 대역의 활용법을 찾아야 12월 청문회에서 주파수를 살릴 수 있다.

통신 3사는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28㎓ 장비 4만5000대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행 비율이 11%(5059대)에 그치고 있다. 28㎓ 대역의 사용기한은 내년 11월 30일까지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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