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과실 입증될 시 수천만 무료 이용자까지 배상 가능성 카카오가 지난 15일 오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로 대규모 집단소송 위험에 처했다.
소송 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문지영 법무법인 더킴로펌 변호사는 "무료 이용자들에게까지 배상해야 될 경우 소송 규모가 수천 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화재로 인한 카카오 추정 매출 손실(약 200억 원)은 '새발의 피'로 느껴지는 수준이다.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약 5000만 명에 달해 '국민 메신저'로 불린다. 카카오톡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는데, 이번 사태에는 그 지위가 '양날의 칼'로 작용한 셈이다.
무료 이용자들은 혜택을 누리고 있기에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손해배상 대상이 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카카오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문 변호사는 "카카오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가 고의 또는 과실로 '먹통 사태'를 초래했음이 입증된다면, 무료 이용자들도 정신적 피해에 대해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서비스 복구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 문제시된다.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는 모두 18시간 넘게 '먹통'이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일부 기능은 17일에야 복구됐다.
같은 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었음에도 전방위적인 서비스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몇 시간 만에 대부분 복구됐다.
때문에 말과 달리 카카오가 이중화·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미러사이트나 핫사이트를 제대로 갖춰놨다면, 몇 시간 안에 복구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러사이트는 한 서버가 가진 데이터를 그대로 복사해 보유한 서버를, 핫사이트는 시스템 장애를 대비해 서버와 데이터 등을 미리 설치해둔 백업 사이트를 뜻한다. 미러사이트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에 꺼리는 IT 회사들이 많지만, 핫사이트는 마련해 두는 게 보통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비용이 아까워 이중화 조치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카카오 이중화 조치를 소홀히 한 점이 데이터 복구 시간 장기화에 영향을 끼쳤음이 입증된다면, 무료 이용자들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재연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없다 해도 화재로 인한 서버 다운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네이버 카페를 만들어 집단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유료 이용자들과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등은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일단 유료 이용자들에게 보상책을 내밀었지만, 만족하는 이용자들은 소수다. 멜론 구독 기간 연장, 게임 아이템 지급 등 플랫폼 내 재화로만 보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료 이용자는 "현금은 1원도 내놓지 않겠다는 식"이라며 "이를 제대로 된 보상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료 이용자는 "카카오가 충분한 손해배상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집단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더 뿔이 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민주택시) 등 택시 단체들은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집단소송도 시사했다. 민주택시는 "많은 택시 기사들이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거나 주말 택시 운행을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T(택시)에 가입한 택시 기사는 총 22만6000명에 달해 집단소송이 실제 진행될 경우 규모가 꽤 클 전망이다.
주문 제작 케이크를 파는 A 씨는 "평소 카카오톡으로 맛, 디자인, 문구까지 주문을 받아 제작한다"며 "서비스 장애로 그 날 하루 장사를 망쳤다"고 분개했다. 카카오T와 카카오맵을 이용하는 택배·배달기사 등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법인들은 모두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료 이용자와 소상공인들이 집단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법무법인들이 무료 이용자들까지 대변해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앞다퉈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박지은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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