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여행도! 계곡도! 경기도] ⑥도심 속 숨은 보석, 용인 고기리계곡

정재수 / 2022-08-26 10:03:38
분당과 수지지구와 인접한 경기남부의 대표적 도심 계곡
깊지도 넓지도 않지만 수변공원으로 꾸며 하루 힐링 제격
상인들, "계곡 정비·복원에 감사...빨리 주차시설 갖춰야"
계곡에 발을 담그고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계곡바람에 몸을 맡긴 채 한번쯤은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하고 싶었던 2022년 여름.

바쁜 생활에 쫓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8월 달력을 보며 한숨을 쉬는 중이라면 주말 용인의 고기리계곡을 찾아보자. 

▲ 맑은 물살의 고기리 계곡 [정재수 기자]

고기리계곡은 도심 속 계곡이어서 접근이 쉽고 계곡을 중심으로 '수변공원'이 조성돼 특별한 준비없이 하루 힐링코스로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인기 명소다.

분당신도시와 맞닿은 용인 수지구에 있다. 성남과 의왕, 수원시와 경계를 이루는 한남정맥의 광교산(582m)과 백운산(566m)에서 발원한 물이 5㎞를 흐르며 낙생저수지를 거쳐 탄천으로 흘러드는 지류다.

물이 많지도 깊지도 않고 폭도 좁지만 계곡 오른쪽으로 팬션과 커피숍, 맛집에 각종 문화공간까지 들어서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 여름이 가기전 일상에서 벗어나 하루 여유를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다이빙할 수 있을 정도의 수심이 깊은 물 웅덩이나, 튜브를 타고 빠르게 흐르는 계곡물에 몸을 맡길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유유히 흐르는 계곡물과 바람, 산새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첨벙첨벙 계곡 고기잡이 체험을 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고, 계곡 바위에 나란히 앉아 '계곡 물멍'도 즐길 수 있는 자연 공원이다. 

▲ 조용하게 앉아 상념에 잠기게 하는 잔잔한 물살의 장투리천 [정재수 기자]

고기리계곡의 '핫 플레이스'는 장투리천이다. 장투리는 고기리에 속한 마을 이름으로, 이 마을을 흐르는 계곡을 장투리천이라 부른다.

어감이 조금 이상한 마을 이름 '장투리'는 마을에서 장사가 나왔다고 해서 장토리(壯土里)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를 편한 발음인 '장투리'로 불러 지명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장투리천은 보통 고기리계곡이라 부르는 상류에서 낙생저수지쪽으로 1㎞쯤 아래에 있는 계곡인데, 잔잔한 물에 시원한 계곡 바람이 일품이어서 많은 사람이 찾는다. 

온몸을 적시기 보다 발목까지 오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주변을 산책하며 힐링하기 좋아서다.

장투리천에서도 백년가게로 선정된 '돌담집' 왼쪽부터 고기리계곡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음식점 '무릉도원'까지 펼쳐진 200m 구간이 대표적인 공간이다.

돌담집과 이어진 다리 밑으로 계곡을 찾아 내려가면 시원한 계곡의 바람이 피서객을 먼저 맞이한다.

▲ 장투리천 계곡 돌 위에 쌓은 돌탑 [정재수 기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몇 발자국 옮기면 언제 누가 쌓아 놨는지 모를 돌탑이 계곡물 사이에서 얼굴을 들고 인사를 한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계곡물에 젖은 돌을 하나 주워 올리며 소원을 빌게 되는데, 계곡에서 돌을 올리며 소원을 비는 경험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추억이다.

계곡을 따라 좀더 내려가다 보면 웅대하거나 시원하진 않지만 경쾌한 소리를 내며 굽이쳐 흐르는 물살을 만나게 돼 도시에서의 스트레스와 잡념을 날려 보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어린아이를 안고 아이의 발을 계곡물에 담가보는 아빠부터, 물장구를 치는 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쁜 엄마까지 언제 보아도 행복한 가족과 이웃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돌을 가로로 쌓아 물이 고일 수 있도록 나름 열심히 만들어진 조그마한 자연 풀장 형태의 물막이 공간이 나타난다.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아보겠다고 열심히 물속을 헤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미소가 배어난다.

▲ 고기리계곡 장투리천 옆으로 정비된 데크 산책로 [정재수 기자]

계곡에서 데크길로 연결되는 계단으로 발을 옮겨 산책로에 다다르면 파라솔과 정자가 반긴다.

이들 시설물은 경기도와 용인시가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정성스레 설치한 생활SOC다. 정자에 앉아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띄는 공간이다.

이곳이 불과 2년 전만 해도 주변 음식점에서 평상 등 불법 시설물이 설치하고 자릿세를 받으며 음식을 팔던 '난장판'이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지금은 청정경기계곡 만들기 사업에 따라 잘 정비된 주변이 맑은 계곡과 어우러져 고즈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 편의 정원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데크길부터 운동기구와 파라솔, 정자,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 데크 계단, 계곡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리(인도교 2곳)가 불법을 대신해 들어서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계곡물에서 놀다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아이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물에 젖어도 미끄러지지 않게 배려해 설치했다.

▲ 청정계곡 정비사업으로 새롭게 설치된 다리(인도교) [정재수 기자]

또 계곡 옆 산책로도 자갈 흙밭과 목재로 설치해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진입로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경사형 구조(무장애길)로 만들어 휠체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책로에서 만난 김이채(36) 씨는 "바쁜 일상으로 꼭 하고 싶었던 계곡 힐링을 못해 안타까웠는데 가까운 곳에 고기리계곡이 있다고 해서 왔다"며 "이렇게 잘 정비돼 있고 시원할 줄은 몰랐다. 올해 마지막 여름을 이렇게 힐링하며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원 영통에 살고 있다는 50대 후반의 부부는 "예전부터 고기리계곡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도심 속 계곡이라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면서 "막상 찾아와 보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잘 정비된 계곡이 있구나'하는 마음에 진즉 와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청정계곡 복원에는 주변 상인들의 도움과 협조도 한몫했다.

▲ 장투리천을 찾은 아이들이 물살을 즐기고 있다. [정재수 기자]

전철재 고기동상인연합회장은 "2년 전 경기도와 용인시에서 청정계곡 복원을 위해 정비를 추진할 당시 도민들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을 보탰다"면서 "비록 회원들은 과거에 비해 매출이 줄었지만 그래도 옳은 일이기에 지금도 협조하며 복원된 계곡을 유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청정계곡 유지를 위해 행정관청과 이용객들에 대한 요구도 잊지 않았다.

상인들은 "주말과 휴일이면 서울, 성남, 평택, 오산 등에서 많은 사람이 계곡을 찾는데 이들을 수용할 주차장이 없어서 주차전쟁으로 예전의 난장판 모습이 재연된다"며 이구동성으로 주차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계곡을 찾는 이용객들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계곡 유지를 위해 쓰레기는 꼭 가져가거나, 제대로 처리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고기리계곡으로 오는 길은 용인서울고속도로 서분당(고기) 나들목에서 나와 고기교를 넘자마자 우회전해 동막천을 끼고 왼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된다.

KPI뉴스 / 정재수 기자 jjs388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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