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고인돌' 국가사적으로 복원한다며 되레 묘역 훼손한 김해시

최재호 기자 / 2022-08-06 17:51:36
문화재청, 현장조사 벌여 무단훼손 현장 발견해 '박석' 재설치 요구
김해시 "경남도 허가만 받아" 잘못 인정…"장비사용 훼손은 없어"
경남 김해시가 고대 김수로왕 가락국 창건 신화와 연관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지석묘) 유적의 정비·복원 작업을 벌이면서 묘역 대부분을 갈아엎은 것으로 확인돼, 고고학계가 충격에 빠졌다. 

김해시는 이와 관련,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린 부분은 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문화재청 조치 결과에 따라 복원·정비사업을 잘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 세계 최대 규모의 350톤 고인돌이 발견된 김해 구산동 유적 현장 [김해시 제공]

김해시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5일 현장조사 활동을 벌여, 지석묘 주변에 깔린 박석(얇고 넓적한 돌) 등 묘역 대부분이 정비공사 과정에서 훼손된 상황을 확인했다.

지석묘 주변 '박석' 제거와 재설치는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청 협의 후 시행해야 하지만, 해당 지석묘가 경남도 문화재(기념물 280호)여서 경남도의 현상변경 허가만 받고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빠트렸다는 게 김해시의 설명이다.

이날 현장조사는 지난달 28일 구산동 고인돌의 사적 지정을 위한 예비 조사 현장을 찾은 문화재위원회 매장·사적 분과위원들이 유적의 무단 훼손 사실을 목격하고 문화재청에 신고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은 김해시가 구산동 지석묘를 국가사적으로 승격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16억7000만 원(도비 10억 포함)을 들여 지난 2020년 12월 착수했던 프로젝트다. 당초 완공 시기는 8월 말이었다.

문화재위원회는 완공을 앞두고 현장을 찾았다가, 무덤의 대형 덮개돌인 상석(上石)과 더불어 고인돌의 핵심 부분인 상석 아래 묘역 석재들이 날아간 것을 목격한 것이다.

5일 이 사실을 단독 보도한 한겨레신문 취재진과 인터뷰한 이한상 대전대 고고학과 교수는 "가락국 탄생 신화와 연관된 중요 유적으로 추정하고 최근 지자체와 학계가 함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해왔는데, 그 실체의 상당 부분이 무단 훼손으로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해당 지석묘 국가사적 지정 신청에 의해 지난 5, 7월 복원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던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문화재 원형 보존 차원에서 박석의 이동과 재설치를 지적했고, 지난 5일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현지조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세월 비바람에 소실된 박석 부분을 새롭게 채워넣어 선사시대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기존 박석(4구간)을 보존 처리한 것으로 한 언론의 보도처럼 장비를 사용한 훼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 세계 최대 규모의 350톤 고인돌이 발견된 김해 구산동 유적 현장 [김해시 제공]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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