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으로 지난 수년 '사기코인'누명에 시달려
누명 씌운 사업파트너,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돼 암호화폐 시장이 황량하기 그지 없다. 들불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처럼 피폐한 모습이다. 검게 그을린 광야에서 수많은 알트코인들의 생존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99%는 결국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터에 "옥석이 가려지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고 말하는 암호화폐들도 있다. 로커스체인은 그중 하나다. 참여자가 아무리 늘어도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앞선 블록체인 플랫폼이라는, 그 로커스체인이다.
개발사인 블룸테크놀로지 이상윤 대표는 "세계 최초로 완벽한 탈중앙화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블록체인의 느린 성능과 확장성의 한계를 극복한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자평해왔다.
그럼에도 로커스체인엔 수년간 불명예스러운 '누명'이 씌워져 있었다. 이른바 '사기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코인이라는 설명에서 비롯된 누명이다.
아람코 결제수단으로 소개되기까지 로커스체인 개발과 판매를 둘러싼 복잡한 비즈니스 관계가 있었다. 사업가 김 모 씨와의 만남이 발단이었다. 2017년말 김 씨는 놀라운 '빅픽처'를 제시하며 블룸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김 씨는 스케일이 거창했다. 자신은 알헤르마스그룹 한국지사 회장으로, 그룹 회장인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왕자를 상관으로 모시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동의 왕족에게 다량의 로커스체인을 판매하고, 아람코 석유거래 결제수단으로 사용되도록 하겠다는 등 스펙타클한 계획도 펼쳐보였다.
이후 진행 과정에서 김 씨는 인도 카나라은행의 지급보증 관련 문서 등을 제시하면서 블룸테크놀로지로부터 비용으로 3억 여원, 로커스체인 1억 개를 받아냈다.
빅픽처는 거대하면서도 정교했다. 가짜임이 드러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빅픽처의 퍼즐조각들이 하나둘 가짜임이 드러날 때쯤 김 씨는 태도를 180도 바꿔 블룸테크놀로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되레 로커스체인이 가짜라고, 자신이야말로 사기 피해자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한 이 사건은 김 씨의 사기극으로 결론날 듯하다. 수년간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 23일 김 씨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로써 로커스체인도 사기코인의 누명을 벗게 됐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알헤르마스그룹이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거나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그 실체도 없었으며 약 20억 개의 로커스체인을 약 5억 달러에 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인도 카나라은행을 통해 1조 원 상당의 자산을 로커스체인을 위한 보증자산으로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지급보증서 발급 수수료를 요구하는 카나라은행 인보이스도 허위로 작성된 것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아람코의 석유거래에 로커스체인이 사용되게 할 의사나 능력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 씨가 펼친 빅픽처를 뜯어보면 감탄스러울 정도로 스케일이 크면서도 정교하다. 그만큼 그 방면으로 '비상한 재주'를 가진 인물이다. 최종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희대의 사기꾼'으로 기록될 듯하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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