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결렬 수순…"조만간 계약해지 통보할 듯"

김이현 / 2020-09-03 14:08:51
채권단 "재실사 요구 이메일은 사실상 최종답변 보낸 것"
채권단, 플랜B 가동 전망…현산 "확인해줄 사항 없다"
"계약 무산 시 계약금 반환 문제…법정 공방 불가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파격적인 지원을 포함한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항공업계와 채권단에서는 금호산업이 이르면 이번주중 HDC현산에 계약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이미 거부된 아시아나 재실사를 다시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상 최종 답을 보낸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노딜'(No deal·인수 무산)이 결정되면 아시아나에는 2조 원 수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 투입되고 채권단 관리 체제로 돌입한다.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3일 금융권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불확실성 등을 제거하기 위해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26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을 수정 제시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산은 안팎에선 HDC현산이 기존 인수하기로 한 가격에서 1조 원가량을 깎아주는 방안이 거론됐다.

산은과 현산이 1조5000억 원씩 '공동투자'해 HDC현산의 인수부담과 리스크를 낮추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에 함께하자는 최종안이었다. 하지만 HDC현산이 1주일간의 장고 끝에 기존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제안을 거절한 셈이다.

앞서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12주 재실사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HDC현산이 협상을 고의로 지연해 계약금을 돌려받을 명분 쌓기라고 판단해서다. 결국 아시아나 인수·합병은 평행선을 달린 채 노딜 수순에 접어들게 됐다.

HDC현산 관계자는 "인수의지는 여전하다"면서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항공산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실상 인수협상보다는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한 공방을 벌여왔다"며 "노딜은 예상했던 사안이고, 앞으로 법정 공방의 여지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금액(2조5000억 원)의 10%인 2500억 원을 이미 계약금으로 냈다. 노딜이 현실화할 경우 HDC현산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매각 무산에 대비한 '플랜 B'를 가동할 전망이다. 아시아나를 채권단 관리 아래 두고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새 인수자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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