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오름세 멈춰…"연말까지 급매물 늘어날 것"
하락세 전환은 아직 '의문'…"하반기 약보합 수준 유지" "당장은 아니고, 연말까지는 급매물이 꽤 나올 거 같긴 한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영향으로 거래가 감소하고, 일부 고가 단지에서 하락세를 견인하는 '급매물'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아직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법인·다주택자 매물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단 매매시장 오름세는 멈췄지만 하락 전환에 가까워진 건 아니라는 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리센츠(전용27㎡) 초소형은 지난 11일 8억9500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달 평균 10억5000만 원 수준이었고, 최고 거래가는 11억5000만 원이었다. 한 달 새 2억 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33평형(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2억5000만 원에 매매된 1건 이외엔 거래가 없었다.
"급매물 가끔 한두 개…9월부터 조정 가능성"
잠실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리센츠뿐 아니라 주변 단지인 엘스나 트리지움까지 합쳐서 30평형이 22억 원 전후"라면서 "강남 쪽은 법인이 매수했던 급매물이 꽤 나온다고 하던데, 잠실은 가끔 한두 개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까지 집을 팔아야 한다는 주인들이 몇 분 있다"며 "잔금이 보통 두 달 반에서 세 달 걸리니까 12월 입주로 보면 다음 달부터는 소폭 가격 조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급매물이 간간이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반포자이(전용 84㎡)는 지난 18일 24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28억 원, 28억5000만 원에 매매된 것보다 4억 원가량 떨어졌다. 반포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4억 원 짜리 거래는 법인 물건인데, 가격을 낮춰 계약한 사례로 현재 조사 중"이라면서 "지금 급매물로 28억5000만 원에 나온 건 있다. 이제 오름세는 확실히 아니고, 보합 내지는 소폭 하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신고가·최저가 거래 동시에 나와
이와 달리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3단지'(전용 59㎡)는 지난 6일 11억 원, 10일 14억에 각각 거래됐다. 6월 말 같은 층(7층)이 12억8000만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억8000만 원 하락했지만, 19층인 14억 원 매물은 신고가를 기록한 경우다.
아현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매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대가 떨어졌다고 할 순 없다"면서 "개인 사정에 따라 급매물이 한두 개씩 나오긴 한다"고 말했다. 공덕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역별로 다르겠지만, 어떤 단지는 여전히 최고가로 거래되기도 하고 급매물로 팔리기도 한다"면서 "어느 흐름이 우위를 선점할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집값 하락을 이끌 만큼 영향력이 클지는 미지수다.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세부담은 강화됐지만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정부가 기대한 만큼 급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매물 잠김 여전…하락 전환 징후 아직 안 보여"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의 이슈 중 하나는 여전히 '똘똘한 한 채'"라며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는 사람은 계속 쥐고 있고, 법인 매물은 최근 좀 나오긴 하지만 시장을 좌우할 물량은 아니다. 그렇다고 2주택자가 과하게 한 채를 팔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물건 중에서도 아파트 거래가 잠겨버렸는데, 회전율이 낮다 보니 매도하는 경우 우위에 서있는 것"이라며 "하락 전환의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단기적 하락세가 나타나더라도 추세화 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연말 기준으로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강화되면서 9월부터 급매물이 일부 나올 것"이라며 "법인세 추가세율이 달라지면서 법인소유 매물도 나오고, 내년 6월1일 다주택자 세금 강화 등으로 매물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법인의 경우 서울보다 매수가 집중됐던 평택, 오산, 대전 등에 급매물이 많을 거고, 다주택자 매물도 마찬가지로 지역별 편차가 나타날 듯하다"며 "서울, 수도권 고가 위주로 매물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락 전환은 힘들고, 좋게 보면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가 내년 6월1일 이전에 매물을 내놓으려고 해도 양도세가 너무 많다"며 "보유세와 거래비용을 따져보면, 거래비용이 더 비싸니 매물 잠김 현상을 반전시키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비중과 법인 비중을 봤을 때 법인 보유물량은 10%도 안 된다. 법인 매물이 시장에 영향을 주긴 어렵고, 실제 효과가 나타날지는 가을 이사철 정도 돼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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