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주택시장…신고가 경신? 하락세 진입?

김이현 / 2020-08-18 16:43:57
서울 아파트 거래 '뚝'…연이은 대책에 관망
매물 없는 가운데 한두 건 거래되며 '혼조세'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거래가 뚝 끊어졌다. 무섭게 치솟던 아파트값도 일단 7월 말을 기점으로 주춤하고 있다. 6·17, 7·10, 8·4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집값은 대책이 나올 때만 주춤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관측과, 집값이 이미 임계점을 찍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1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71건에 불과해 지난 6월(1만5595건), 7월(9530건)에 비해 거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실거래가 신고 기준이 계약 후 한 달 이내이기 때문에 아직 신고되지 않은 거래도 있지만, 그간(7월 1일~18일)의 거래량과 큰 차이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도 거래가 장기간 얼어붙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서울 주요지역 모두 매물 없고 가격 등락 혼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전용 59㎡)의 경우 8월 6일 12억 원에 거래됐다. 6월에 같은 층수가 12억8000만 원에 거래된 걸 감안하면 8000만 원 떨어졌다. 같은 평형(전용 59㎡)이지만 구조가 다른 단지는 지난 6월 11억7500만 원, 13억5000만 원에 거래됐고, 7월엔 14억 원에 팔렸다. 지난 6월 13억7000만 원에 거래된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전용 73㎡)은 8월 1일 14억 원으로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 84㎡)는 지난달 18일 2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달인 6월 26건, 5월 15건의 거래가 있었지만 7월엔 단 1건에 그쳤다. 같은 아파트 초소형 주택(전용 27㎡)의 6월 거래는 18건, 최고가는 10억8500만 원이었다. 7월엔 거래가 6건으로 줄었지만 최고가가 11억 원이었고, 8월엔 8억9500만 원에 1건 거래됐다. 기록상으로만 보면 2달 새 2억 원이 떨어진 셈이다.

리센츠와 함께 잠실 대장주로 불리는 엘스와 트리지움은 매매가가 상승한 채 거래는 6월에서 멈췄다. 은마아파트 등 강남구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다.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가격은 전고점에서 묶여있는 상태"라면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매매거래량이 거의 없고 매물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리센츠의 경우 22억~22억5000만 원 정도에 멈춰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이 정도 가격이 유지될 듯한데, 정책적 변수가 워낙 생기니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아파트값은 오를대로 오른 상태에서 매물이 동결돼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해 지난주(0.04%) 대비 오름 폭이 축소됐다. 특히 강남4구 아파트값은 6월2주(0.02%) 이후 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번 주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지역의 모습. [정병혁 기자]

정부, 향후 집값 '안정세' 예상…"8말 9초에 효과"

정부는 각종 부동산 규제와 공급대책의 효과가 앞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은 안정화되고 있다"거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가 되면 (집값 하락)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정책이 작동하고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정부는 지금이 딱 시간이 필요한 시기라는 프레임을 잡은 것"이라면서 "그간의 상황을 지켜보면 하락세로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초까진 매매를 건드리다가 최근 임대차3법 등으로 전세를 건드리면서, 당분간 전셋값이 안 오르니 매매가도 밀어 올리는 일은 없다고 생각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정부가 벌여놓은 개발사업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는 개발호재가 중요한데 인근 시세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단기적 하락 전환 가능성…추세일지는 지켜봐야"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 5월 말까지는 아무래도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이 시기가 지나면 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년 5월 말 이전에 매도할 물량이 얼마냐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량보다 수요가 많고, 유동성 자금도 넘친다"면서 "향후 임대차 시장은 진정국면에 들어가고, 매매시장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하락으로 전환하려면 시장에 매물이 많아야 하는데, 6월에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매물이 줄었다"며 "지금의 고점 경신 흐름도 매물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하락 전환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이 추세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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