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 직격탄 맞은 강남…"당혹 속 문의 빗발"

양동훈 / 2020-06-18 15:22:17
은마 등 재건축단지 '실거주 2년' 규정에 불안감 커져
토지거래허가구역 청담·대치·삼성·잠실…거래 급감
정부의 6·17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강남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다. '2년 실거주' 규제를 받게 된 재건축단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는 관련 규제의 세부사항과 영향을 알아보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거래가 뚝 끊어졌다.

▲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6·17 대책의 충격이 가장 큰 곳은 재건축단지와 토지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권 일대다.

재건축단지는 실거주 2년을 채우지 못한 조합원에겐 분양권을 주지 않고 현금으로 보상한다는 방안이 발표돼 집주인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은 비싸지만 거주 환경이 열악해 집주인이 직접 살지 않아 실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업자의 경우 실거주 요건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실거주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현금 청산을 하게 되는데 이경우 기준이 분양·착공 전 사업시행인가 시점의 감정평가금액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재건축을 통한 집값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발표가 어제 났고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불안한 거주민들은 주변 부동산으로 문의를 이어가고 있다.

은마아파트 주변의 A 부동산중개소는 "문의 전화는 계속 오는데, 우리도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는 내용 말고는 상세하게 아는 게 없어 잘 모른다는 답변만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근처 B 공인 관계자는 " 재건축 단지니까 세입자들이 많고, (실거주) 규정에 걸릴 수 있는 분들은 불안하고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관련 문의가 어제부터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부동산 중개소에는 규제 관련 문의가 빗발쳤지만 거래는 뚝 끊어졌다.

대치동의 C 부동산중개소는 "규제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은 많은데, 매매를 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토지거래허가제가 나오니까 23일 이후에는 매매 자체가 안 될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삼성동의 D 중개업체는 "어제 규제가 발표된 이후로, 비슷한 내용을 물어보는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동의 E 중개업체는 "당장 거래를 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고, 그렇다고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동의 F 중개업체는 "사겠다는 사람들은 관망으로 돌아섰고, 팔겠다던 사람들은 사태를 지켜보자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몇몇 중개업체 관계자는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잠실동의 G 중개업체는 "잠실 5단지까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인데, 길 하나 건너 장미아파트는 해당이 안 된다"며 "그쪽은 투기를 하라는 얘기나 다름없지 않나"라며 혀를 찼다.

청담동의 H 중개소는 "4년도 안 됐는데 21차례나 규제한다는 자체가 정책이 잘못됐다는 증거"라며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으로는 주춤할 지 모르지만, 풍선 효과가 일어날 거고 결국엔 별 소용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규제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잠실동의 I 중개업체는 "갭 투자를 막겠다면 그들을 규제하는 핀셋 규제를 해야지, 대출 안해주고 집을 못 팔게 하면 정말 거래가 급한 실수요자들이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동훈

양동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