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위기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 가져야"

강혜영 / 2020-06-17 12:20:45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 EBS 다큐멘터리 출연
"'뉴노멀' 시대 중앙은행 역할, 전통적 통화정책 유효성 확보"
"통화정책이 재정정책 역할 얼마만큼 떠맡을 수 있을지 고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위기가 왔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미리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17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최근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고 나서 소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전에는 사실상 금기시해왔던 제로금리, 심지어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하고 또 아주 생소한 양적완화를 추진했다"면서 "이게 소위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 때 다시 이런 조치들이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현재 기존의 수단만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응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며 "꾸준히 새로운 정책수단을 개발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제도적인 것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어떻든 간에 즉각 발동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경제 성장률, 물가, 금리가 모두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뉴노멀' 시대의 중앙은행 역할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어떻게 해야만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금리를 주요 수단으로 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금리가 이렇게 낮은 수준에 있을 때는 어떤 적극적 수단을 활용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그에 따라서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실물경제를 유도할 수 있느냐는 정책수단에 관한 문제가 첫 번째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억제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인플레가 아니라 오히려 디플레(경기침체 속 물가하락)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물가안정목표제가 과연 현실에 적합한 것이냐,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문제에도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복수의 통화정책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또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부각됐지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역할과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도 있다"며 "사실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지금까지 엄격히 구분됐으나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을 얼마만큼 떠맡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라며 "단시간 내에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끊임없이 고민해 가면서 정책을 펴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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