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대, 토지 등 자산가격 상승 초래할 수도"

강혜영 / 2020-06-15 15:37:06
강동수 KDI 연구부원장, 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
"위기대응정책 적절…과잉투약은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확대된 유동성이 토지 등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은 15일 예금보험공사의 '금융리스크 리뷰' 최신 호에 실린 '코로나19 확산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의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속도로 기준금리가 인하됐고 손실위험이 있는 채권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가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부원장은 "지금까지 실시된 위기 대응 정책은 대체로 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불가피했다"면서도 "아무리 응급처치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과잉투약은 부작용을 낳는 법"이라고 했다.

그는 "거시적으로 자산가격의 인플레이션과 미시적으로 금융부실의 누적을 전조하게 된다"며 "우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낮겠지만, 통화당국이 공급한 유동성은 공급탄력성이 낮은 자산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주거용 주택에 대한 대출제한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주거용부동산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규제가 느슨한 부문, 예를 들어 토지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 부원장은 "정부는 확대된 유동성이 기업에 투자되길 기대하겠지만 기업의 수익성은 물론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금융이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정책금융이 퇴장(Phaseout)하는 시점에 이르러 기업부실이 확정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 수익성 악화로 경영이 어려워진 금융기관은 우량과 비우량기업에 대한 차별화, 즉 신용 스프레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현재의 기업부실이 일정기간 이연되는 효과만 있을 뿐, 기업구조조정을 면제하였던 정책금융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면서 "지금까지의 응급정책은 코로나 사태 이후 전개될 경제 구조개편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수단이지 부정적 여파에 대한 해법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우리 경제 충격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경제적 충격이 다른 선진국보다 작지만,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깊숙이 엮인 만큼 전 세계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때까지 지속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을 이후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한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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